[FETV=김선호 기자] 오뚜기 오너 3세 함연지 씨가 경영에 합류한 미국 법인(OTOKI AMERICA HOLDINGS)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걷기 시작했다.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법인에 힘을 싣는 가운데 오너가(家)로서의 의지도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오뚜기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8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매출원가와 판관비 증가로 인해 23.9% 감소한 1026억원을 기록했다. 원재료에서 수입에 의존하는 대두유와 팜유의 가격이 상승했다.
이 가운데 해외 법인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체 실적의 추가적인 하락을 방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뚜기의 종속기업 중 해외 현지 법인은 각각 뉴질랜드, 미국, 베트남, 중국에 위치한다. 그중에서도 미국 법인(OTOKI AMERICA HOLDINGS)의 수익성이 강화됐다.
뉴질랜드 법인(OTOKI NEW ZEALAND)은 현지 엑기스 원료를 생산하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상품을 공급·판매하는 법인은 미국과 베트남에 위치한다. 함영준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는 주로 베트남과 미국, 중국 등을 방문해 현지 시장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가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조치를 취한 건 2023년부터다. 2023년 하반기에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시켰고 이와 동시에 함영준 회장의 사돈인 LG전자 출신의 김경호 부사장을 영입해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선임했다.
![2025 윈터 팬시 푸드쇼(미국 최대 식품박람회) 오뚜기 부스 전경 [사진 오뚜기]](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4/art_17555029843623_f1bb22.jpg?iqs=0.8582438111362922)
이후 함영준 회장의 장녀이자 오너 3세인 함연지 씨가 2024년 상반기 중에 미국법인에 입사했다. 2024년 5월에는 미국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정식 사원으로 발령받아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남편인 김재우 씨도 함께 미국 법인에서 근무 중이다.
이러한 구도 속에 오뚜기는 미국 지주사인 ‘OTOKI AMERICA HOLDINGS’에 2025년 6월 565억원을 출자했다. 353억원은 대여금 출자전환하고 212억원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출자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조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다.
![오뚜기 해외 법인 2025년 상반기 매출, 순이익 현황 [사진 오뚜기 사업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4/art_17555046901613_26ade8.jpg?iqs=0.6459916103120998)
이러한 계획에서 BTS(방탄소년단) 진을 진라면 글로벌 모델로 발탁했다. 글로벌 마케팅이 본격화되면서 두드러진 효과를 드러낸 해외 지역이 미국이다. 올해 상반기 OTOKI AMERICA HOLDINGS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526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OTOKI VIETNAM) 매출이 같은 기간 14.86% 증가한 480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법인 매출이 2024년에 감소했지만 올해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효과를 내고 있는 양상이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미국 법인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1% 증가했다. 미국 사업은 오뚜기의 해외 현지 법인이 위치한 곳 중에서 매출과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크다. 이를 기반으로 오뚜기는 미국 사업을 보다 키워나갈 계획이다.
오뚜기에 따르면 2023년 8월 미국에 생산법인 ‘오뚜기푸드 아메리카(OTTOGI FOODS AMERICA)’를 출범했고 2027년 생산 공장 설립을 목표하고 있다. 공장 부지는 라미라다 지역으로 라면을 비롯해 소스, 간편식 등 다양한 품목의 생산을 검토 중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매출 증대를 주요 과제로 삼고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신규 시장 개척과 생산 공장 설립,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글로벌 오뚜기’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