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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롯데 해외 청사진] ②중간 지주사 설립에 ‘日 롯데’ 참여 여부 화두로

출자 비율 논쟁으로 초기 시도 '무산'
신동빈 회장 중심 '원롯데' 재추진 중

[편집자 주] 롯데그룹이 유통군HQ와 같이 식품군HQ에서도 싱가포르에 해외 중간 지주사를 설립해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도안을 그리고 있다.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 식음료(F&B) 계열사가 협력해 해외사업 전진기지를 세우고 동남아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FETV가 롯데그룹의 식품군HQ가 실현해 나갈 해외 청사진을 살펴봤다.

 

[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의 식품군HQ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 중간 지주사 설립에 일본 ‘롯데코퍼레이션’이 참여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과거 미주·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간 지주사 설립을 논의하다 롯데코퍼레이션이 참여하는 구도가 되면서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 관계자는 식품군HQ가 해외에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고 있는 건에 대해 “이전에도 미주·유럽 등 선진 시장에 진출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롯데의 식음료 계열사가 협력해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열사 간 협의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것은 일본 롯데코퍼레이션의 참여 여부였다”며 “롯데그룹 차원에서는 롯데코퍼레이션을 참여시키고자 했지만 신설하고자 했던 중간 지주사의 지분 등 출자 비율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에는 계획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를 보면 이번에도 유사한 문제로 인해 식품군HQ가 해외사업 중간 지주사 설립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롯데그룹으로서는 동일한 이유로 계획을 다시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한·일 롯데 계열사 대표 간 교류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진시장 공략 '중간 지주사' 설립 무산된 배경은

 

일본 롯데홀딩스는 주요 사업 계열사로 제과업체인 롯데코퍼레이션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롯데홀딩스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롯데코퍼레이션을 비롯해 롯데벤처스, 롯데시티호텔, 롯데파이낸셜, 롯데바이오로직스, 한국 롯데그룹 등을 그룹사로 인식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그룹사 등에서 발생하는 총매출로 2023년 8.2조엔(한화 약 7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기재했다. 그중 식품이 15.3%를 차지했다. 이는 화학, 호텔, 물류, 렌탈, 유통 등 한국 롯데에서 진행하는 사업 등을 모두 롯데홀딩스 총매출에 포함시킨 결과다.

 

 

사실상 제과, 아이스크림, 건강식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롯데코퍼레이션이 롯데홀딩스의 연결기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코퍼레이션이 롯데홀딩스의 주요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계열사로서 자리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식품군HQ에 속한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을 비롯해 롯데코퍼레이션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도 한·일 롯데가 협력해 약 3년 전 해외 중간 지주사를 세우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3년 전인 2022년은 롯데그룹이 BU에서 HQ체제로 전환한 시기다.

 

롯데그룹이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체제를 전환했고 이를 통해 신설된 식품군HQ는 초기에 미주·유럽 등의 선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외에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고자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롯데코퍼레이션까지 참여해 합작 법인을 구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출자 비율에서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코퍼레이션이 해외사업 중간 지주사의 최대주주로 위치하는 형태로 출자 비율이 논의됐다. 한·일 롯데가 협력해 설립한 중간 지주사가 일본 계열사의 종속기업으로 편입되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이 해외 네트워크 등 사업을 확장해나가면 이에 편승한 일본 롯데코퍼레이션이 대부분의 혜택을 취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최종 협의에 이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했다.  

 

◇한·일 '원롯데' 전략, 식품에서 구현 재시도

 

이러한 갈등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 롯데홀딩스의 수장인 다마츠카 겐이치 대표가 직접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마츠카 겐이치 대표는 2021년 취임한 이후부터 한·일 롯데 간 사업 협력에 집중했고 그중 식품업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에 힘을 쏟았다. 

 

선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중간 지주사 설립은 무산되긴 했지만 다마츠카 겐이치 대표는 매년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개최하는 VCM(옛 사장단 회의)에 이어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직접 주재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에도 참석했다.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에는 신동빈 회장을 포함해 이영구 식품군HQ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다마츠카 겐이치 대표 등이 참여했다.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에서는 ▲베트남·인도 등 기존 진출 국가에서의 시장 확대 ▲잠재력 높은 신규 진출 국가 개척 ▲공동 소싱 및 마케팅 활동 지원 등을 논의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일 롯데 간 중간 지주사 설립을 재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미주·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동남아·인도 등으로 주요 타깃 지역이 변경됐다는 점이다. 해외사업 중간 지주사를 싱가포르 현지에 설립하기로 한 배경이다. 특히 유통군HQ가 동남아 사업 구심점 역할을 하는 iHQ를 싱가포르에 조직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다만 롯데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한·일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기점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식품군HQ의 중간 지주사 설립이나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