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상조업계가 전환점에 섰다.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는 웅진그룹에 인수됐고 코웨이도 상조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존에는 상조 전문 기업 중심의 시장이었다면 최근엔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기업들이 진입하며 판도가 바뀌고 있다. FETV는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주요 기업들의 전략을 점검하고 재편되는 상조시장의 흐름을 진단하고자 한다. |
[FETV=임종현 기자] 후발주자인 교원라이프가 정통 상조기업들이 주도하던 시장에 첫발을 디딘 이후 13년 만에 선수금 1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톱3에 올라섰다.
기존 상조기업들이 장례 서비스를 중심으로 외형을 확장해 온 것과 달리 교원라이프는 이종업종과의 결합 전략을 앞세워 경쟁력을 키웠다. LG전자와 협업해 상조 가입 시 전자제품을 할인해주는 '베스트라이프 교원' 상품이 대표적이다.
교원그룹 계열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결합 상품을 선보인 점도 주효했다. 렌탈가전(교원웰스), 교육(빨간펜), 여행(교원투어 여행이지), 호텔(키녹·더스위트호텔) 등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상조 상품과 전환 서비스,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상조 브랜드 물망초, 그룹 신성장 동력 시작점
교원그룹은 2010년 9월 장례식장 및 장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조 계열사 교원라이프를 설립하고 상조 브랜드 '물망초'를 론칭했다. 물망초는 모기업의 탄탄한 재무 건전성과 '큰 기업 바른 상조'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40~50대 중장년 남성을 주 고객층으로 한 감성 마케팅을 펼치며 기존 상조기업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물망초는 실버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추진된 사업이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토탈 라이프 케어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장 회장은 사업의 중요성을 반영해 직접 대표직을 맡고 경영을 진두지휘해 왔다.
장 회장은 학습지 방문판매 사업으로 출발해 생활가전과 호텔·레저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교원을 매출 1조원대 그룹으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교육과 생활건강 방문판매 사업을 통해 축적한 인적 네트워크와 고객 관리 역량을 상조사업 전개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원라이프의 외형 확장은 2016년 장동하 대표의 취임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장 대표는 장 회장의 장남이다. 2011년 교원그룹 전략기획부문 신규사업팀에 대리로 입사해 구몬학습과 빨간펜 사업부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장 대표는 이종산업과의 제휴를 통해 상조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고객 저변을 확대했다. 전통적인 장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라이프케어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꾀했다.
홈쇼핑 채널을 통해 선보인 '다(多)드림' 상품은 장례에 대한 안심은 물론 여가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서비스다. 전자제품과 호텔리조트 멤버십 등 실생활에 필요한 혜택도 포함됐다. 또 프리미엄 웨딩서비스 웨딩드림도 출시했다.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으로 구성된 이른바 '스드메' 패키지를 결합해 예비부부를 위한 특화 상품으로 선보였다.
교원라이프의 선수금은 장 대표 합류 전인 2015년 237억원에서 2019년 3279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선수금은 1조4546억원으로 업계 2위인 보람그룹(1조5491억원)과의 격차는 945억원이다.
◇장례 서비스 강화…직영 장례식장 2030년까지 25개 확대
교원라이프는 상조업의 핵심인 장례 서비스를 기반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3년 고품격 장례 브랜드 교원예움을 론칭하고 장례식장과 장례 관련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로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교원라이프는 현재 6개소로 운영 중인 직영 장례식장을 2030년까지 25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기존 장례식장을 인수하거나 위탁 운영 계약 등을 고려하고 있다.
장례식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다. 실제 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행사매출은 총 1553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장의행사매출이 1098억원, 장례행사 매출이 454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원가 구조다. 장의행사 매출원가는 707억원에 달했지만, 장례행사 매출원가는 85억원에 불과했다. 마진 구조만 보면 장례 부문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원라이프는 현재 장례수익만을 별도로 공시하고 있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죽음의 영역에 머물던 상조의 역할을 삶 전반으로 확장하며 상품과 서비스, 혜택을 차별화해 온 것이 단기간에 업계 톱3에 안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과 신규 제휴사 확대 등을 통해 타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고객 혜택과 서비스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