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IT일반


[김상철 한컴 회장의 AI 진출기] ②AI 전환 맞춰 조직도 '기술 중심' 재편

기존 오피스 중심서 AI 융합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대응
조직 개편 통해 AI·기술기업으로 체질 전환

[편집자 주] ‘한글’로 대표되던 한글과컴퓨터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피스 프로그램과 방호복 제작 등으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김상철 회장의 한글과컴퓨터는 한계를 인식, 발빠르게 인공지능(AI)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FETV에서는 한컴이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과 과정, 전략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FETV=신동현 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2019년부터 AI 중심의 체질 전환을 준비하며 본격적인 기술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해왔다. 김상철 회장은 오피스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존 한계를 넘기 위해 AI를 전략 핵심으로 삼았고 이후 조직 전반을 ‘기술 중심’으로 재편하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 김상철 회장 , 기술 총합 수단으로 AI 강조

 

한컴은 2018년부터 인공지능(AI)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 본격적인 전환에 착수했다. 같은 해 IT, 금융,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 경력을 쌓은 노진호 전 우리에프아이에스 본부장을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AI, 챗봇, 로봇, 블록체인 등 신기술 기반의 미래 사업 발굴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 노 전 대표는 한컴의 신사업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지만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김상철 한컴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면서 한컴의 AI 사업 진출은 조금씩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2019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10년 전의 한컴오피스와 지금의 한컴오피스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기존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블록체인, 클라우드를 접목하지 않으면 미래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며 변화의 중심에 AI를 두겠다는 전략적 방향성을 명확히 하며 “AI는 단일 기술이 아니라 기술의 총합”이라며 번역, 음성인식, 스마트시티 등 전 사업군에 걸쳐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성준 대표이사 체제 아래 기술 중심 조직 재편

 

AI 전략은 경영진 개편과 함께 더욱 구체화됐다. 2019년 10월, 기획·재무·영업 등 조직 전반을 두루 경험한 변성준 총괄부사장이 사장 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때 김상철 회장은 대표이사 직책을 내려놓으며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회장 및 이사회 의장 등 그룹 내 주요 직책은 유지하고 있다.

 

변 대표는 AI·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한컴오피스에 접목하는 한편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 환경이 확산된 시점에 그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네이버, NHN 등과 협력해 클라우드 플랫폼에 웹오피스를 공급하며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MS 오피스의 독점 구조를 깨고 한컴을 글로벌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유럽·러시아·동남아 등지로 수출 시장을 넓히며 소프트웨어 수출 비중도 끌어올렸다.

 

 

2021년 8월부터는 김연수 대표이사가 취임하며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변 대표는 기존 사업들을 재편하며 그룹사들과의 협력 모델 수립 및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하는 등 그룹 운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고 김 대표는 한컴 그룹의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해 M&A(인수합병)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등의 그룹의 미래 전략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조직적으로도 한컴의 AI 전환은 점진적인 변화 속에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2018년 당시 한컴은 전통적인 오피스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연구개발본부 산하에 오피스개발실과 응용제품개발실 등이 배치돼 있었다. 당시에는 인공지능 관련 전담 부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2019년에는 ‘미래기술연구본부’, ‘기반기술실’, ‘신사업개발실’이 신설되며 중장기 기술과 신사업 추진 조직이 조직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AI 기술을 직접 담당하는 명칭은 아니었지만, 이후 AI 관련 기술 개발의 전초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이어졌다.

 

2020년부터는 ‘서비스개발실’, ‘솔루션개발실’ 등의 명칭이 도입되며, 기술 적용의 범위가 기존 오피스 제품을 넘어 확장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조직도에는 ‘성장전략본부’가 신설되며, 기술 중심의 변화가 경영 전략 수준으로 끌어올려졌다.

 

2021년부터는 변성준·김연수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조직이 이원화됐고 ‘기술연구소’는 ‘개발본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동시에 ‘신사업실’, ‘서비스전략실’이 별도로 편성돼 오피스 제품 외의 신규 플랫폼과 서비스를 겨냥한 기획·개발 기능이 강화됐다.

 

2022년에는 제품기획·품질관리 기능이 전략조직으로 통합됐으며 2023~2024년에는 AI·웹·인프라·클라우드 기반의 각 기술 기능이 별도 실 단위로 분화됐다. 특히 2024년에는 ‘인공지능개발실’이 독립적으로 편성되며 AI를 중심에 둔 조직 구조가 명확히 자리잡았다.

 

지난 3월에는 ‘AI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인공지능(AI) 사업 확대를 위한 추가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인사제도도 성과 중심으로 개편됐다. 분기마다 OKR(목표 및 핵심 결과 지표, Objectives and Key Results) 달성 실적, 문제 해결력, 협업 태도 등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우수 성과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성과 중심 문화를 정착시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AI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도약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