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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삼양바이오팜 분할] ③신사업 CDMO·SENS, 후발주자 한계 '차별화'로 뚫는다

세포독성 항암제 CDMO, 국내 유일 이중 GMP 인증
LNP 기반 유전자 전달 기술, 생분해성 고분자로 차별화

[편집자 주] 삼양그룹이 약 30년 간 공 들인 바이오 사업이 전환점을 맞았다. 코로나19 변수로 지주사에서 자금 지원을 받았던 삼양바이오팜이 이제 R&D 성과와 신약 개발 준비를 무기로 다시 독립에 나선다. 이전과 달리 중장기 전략과 기술력 중심의 성장을 내세운 승부수다. FETV는 이번 분할 배경과 경영진 변화, 그리고 차세대 사업 전략을 통해 삼양바이오팜의 시장 가능성을 짚어본다.

 

[FETV=김주영 기자] 삼양홀딩스에서 분할 신설될 삼양바이오팜이 신사업으로 여기고 있는 위탁개발생산(CDMO)과 유전자 전달체 분야에 후발주자로 나섰다. 후발주자로서 불가피한 시장 진입 장벽 등 한계성은 존재하지만 이를 차별화 전략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삼양바이오팜은 세포독성 항암제 CDMO와 자체 개발 플랫폼인 SENS 중심의 투트랙 전략을 실행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실탄은 주력 제품인 생분해성 봉합사의 안정적인 수익으로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보면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재무 여력보다는 시장에서의 경쟁력 입증이 주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사실상 CDMO 시장의 경쟁 심화, LNP(Lipid Nanoparticle, 지질 나노입자) 기반 전달 플랫폼 분야의 후발 주자로서 넘어야 할 장벽이 산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삼양바이오팜은 각각 생산 능력 확보·품질 인증 획득, 기술적 차별화로 CDMO와 플랫폼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가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CDMO 부문에서는 세포독성 항암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확장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 세포독성 항암제는 생산 난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고위험 약물을 취급해야 하고 무균 주사제 형태로 생산되기 때문에 정밀한 설비와 품질 관리 역량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항암제 시장 전반에서는 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제 방식으로의 전환 흐름이 지속되는 만큼 중장기적 차별화 전략 수립도 필요한 시점이다.

 

삼양바이오팜은 이 측면에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먼저 설비와 품질 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신공장을 증설했다. 기존에 100만 바이알(vial, 주사제 용 유리병) 규모의 세포독성 항암제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운영해 온 것에 더해 최근에는 500만 바이알 생산이 가능한 신공장을 준공했다.

 

두 공장은 모두 유럽 및 일본 GMP 인증을 획득한 상태로 국내에서 항암 주사제 기준 이중 인증을 받은 유일한 시설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GMP 인증 보유 여부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논의 과정에서 초기 신뢰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세포독성 항암제의 독성 부작용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고분자 나노입자 기반 약물 전달 기술과, siRNA·mRNA 등 핵산을 조직 특이적으로 전달하는 플랫폼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체 항암제 시장이 확대됨에 따른 대안이다. 

 

향후 삼양바이오팜은 이관 예정 품목 확대와 해외 고객사 수주를 동시에 추진하며 수익 창출의 전환점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방안이다. 

 

 

또 다른 축인 SENS 플랫폼은 삼양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LNP 기반 유전자 치료제 전달 기술이다. SENS 플랫폼의 핵심은 이온화 지질과 생분해성 고분자를 활용한 조성물로 체내에서 핵산을 보호하고 특정 조직으로 정밀하게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삼양바이오팜이 개발한 SENS는 유전자 약물의 체내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특정 장기(간, 폐, 비장 등)로의 표적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LNP 플랫폼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생분해성 고분자 활용은 삼양바이오팜이 오랜 기간 봉합사 제품을 통해 축적해온 기술력이 녹아든 부분으로 이 분야에서의 노하우가 새로운 플랫폼의 안정성과 차별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SENS는 제품이 아닌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협업을 통한 실증 축적이 필수다.

 

후발 주자에게 진입 장벽이 높은 이유다. 실제로 한 LNP 플랫폼 개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LNP는 약물 완성도를 높여주는 기술이지만 그것만으로 제품이 되지는 않는다"며 "협업 모델이 정착되지 않으면 매출화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SENS 플랫폼의 시장 안착 여부는 앞으로 삼양바이오팜의 기술력과 파트너십 확대 역량에 달려 있다.

 

이에 삼양바이오팜은 파트너사에 맞춰 전달체 조성을 맞춤형으로 설계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복수의 국내외 기업과는 SENS 플랫폼의 적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공동개발·협업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 중 일부는 향후 기술이전 계약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는 게 삼양바이오팜의 설명이다.

 

앞서 삼양은 2023년 4월 LG화학에 SENS 전달체 기술인 ‘나노레디’를 비독점 방식으로 이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SENS 플랫폼의 외부 확장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CDMO는 기존에 해오던 세포독성 항암제 위탁생산을 신공장 준공을 계기로 본격화한 것”이라며 “유럽·일본 GMP 인증 공장을 통해 품질 경쟁력은 확보돼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SENS 플랫폼은 이미 기술은 확보된 상태로 물질 보유 기업과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형태로 확장을 시도 중”이라며 “조직 타깃형 전달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시장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기술적 포지셔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