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케이뱅크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이미 두 차례 고배를 맛본 만큼 이번에는 상장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IPO에서는 그간 제기됐던 과도한 업비트 의존도, 고평가 논란 등을 해소하고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FETV가 '삼수생' 케이뱅크의 IPO 성패 포인트를 짚어본다. |
[FETV=임종현 기자]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재추진하면서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공모 당시 전체 공모 물량의 절반 이상이 구주매출로 채워지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버행(대량 매물 출회) 우려가 확산된 바 있다. 이번 상장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반복될 경우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의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신규 발행 없이 이미 존재하는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구조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낸 공모 대금은 회사로 유입되지 않고 주식을 매도한 기존 주주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에 따라 구주매출이 높을 경우 자금이 기업의 성장이나 미래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따라붙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신주 4100만주와 함께 동일 규모의 구주를 공모에 포함시켰다. 구주매출을 진행하는 재무적 투자자(FI)는 ▲베인캐피탈(BCC KINGPIN, LLC) 1231만주 ▲MBK파트너스(KHAN SS L.P) 1231만주 ▲MG새마을금고(카니예 유한회사) 868만주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769만주 등이다. 이들은 2021년 유상증자에 참여한 후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에 나선 셈이다.
케이뱅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1억5550만8247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4억1669만5151주)의 37.32%에 달한다. 상장 3개월 이후에는 유통 가능 물량이 2억1538만6326주(51.69%)로 확대되며 6개월 후에는 4억29만5151주(96.06%)로 사실상 전량이 시장에 풀리게 된다. 최대주주 등의 계속보유의무 기간 및 상장 주선인의 매각 제한 기간이 종료되면 대규모 물량 출회로 주가 하락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이 같은 오버행 우려에 대해 케이뱅크는 카카오페이 등의 상장 사례를 언급하며 유통 가능 물량이 흥행의 결정적인 장애 요소는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준형 케이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해 10월 IPO 기자간담회에서 "구주매출 비중은 주주와 협의한 것인데 적정물량이 되지 않으면 나머지가 오버행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유통 가능 물량 역시 카카오페이 등의 경우 유통 가능 물량 주식이 40%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지분 구조나 유통 물량의 성격을 따져보면 두 사례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2021년 카카오페이 상장 당시 지분 구조를 보면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47.28%,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38.68%를 보유해 두 주요 주주의 지분율만 86%에 달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전체의 38.91% 수준으로 수치상 케이뱅크보다 높았다. 여기에 기존 주주인 알리페이(28.47%)를 제외하면 실제 공모주 유통 물량은 10.44%에 불과했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경우 알리페이가 사업 초기부터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다방면에서 협업해왔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차익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실제로 알리페이는 상장 첫날 보유 물량을 시장에 매도하지 않으며 시장 우려를 일정 부분 불식시켰다.
케이뱅크는 카카오페이와 달리 전략적 투자자 중심의 안정적 지분 구조를 갖추지 못한 만큼 유사한 방식의 해명만으로는 투자자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사례는 전략적 투자자가 장기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단기 매각 가능성이 낮다는 신뢰를 줬지만 케이뱅크의 경우 다수의 FI가 자금 회수를 염두에 두고 있어 시장의 시선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결국 향후 수익성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 제시가 상장 흥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