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수협중앙회가 2022년 공적자금 상환 의무에서 벗어난 뒤 은행 중심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수협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중점 추진사항으로는 금융사업 지배구조 개편, 어업인·회원조합 지원 확대, 중앙회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이 담겼다. 비전 선포 후 3년 가까이 된 시점에서 FETV가 추진 현황을 점검해 봤다. |
[FETV=권현원 기자] Sh수협은행(이하 수협은행)의 금융지주 체제 전환 계획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신학기 은행장이 임기 내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이라는 출발선에 무사히 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수협은행은 안정적인 자본확충이 우선이며 M&A는 중장기적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은행 중심 지주 전환 계획, 현재는 ‘보류 중’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중앙회(이하 중앙회)는 지난 2022년 11월 수협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하고, 당시 70억원대의 어업인 직접 지원 규모를 1000억원대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협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중앙회가 자회사 Sh수협은행에 자산운용·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두는 것을 시작으로 최종적으로 은행 중심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하는 게 최종 목표다.
당초 중앙회는 2023년 3분기까지 투입자본 대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자산운용사 등 소형 비은행 금융회사를 인수한다는 계획이었다.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서는 은행 외에 추가적으로 금융회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인가 요청을 위한 최소한의 자회사 요건을 갖춘 뒤 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금융지주 자회사를 편입해 2030년까지 사업다각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었다.
다만 이후 별다른 진행은 없다. 그동안 수협을 이끄는 중심도 임준택 중앙회장에서 노동진 중앙회장으로, 수협은행은 강신숙 은행장에서 신학기 은행장으로 변경됐다.
나아가 노 회장은 금융지주 전환에 대해 공식적으로 “보류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노 회장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지주 설립 전환이)필요는 하고, 지난해(2023년) 출발을 했다”면서도 “여러 가지 경제적인 사건·사항을 고려해 보류하고, 검토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성 중앙회 지도경제대표도 “은행업 쪽에 전반적으로 금융지주와 사업 다각화 부분에 관해서 검토를 하고 있었고, 필요하다고는 인정을 하는데 자본적인 여건상 보류하고 있다”고 답했다.
◇불씨 살린 신학기 “비은행 금융사 인수 통한 성장 기반 마련”
정제된 분위기를 형성했던 은행 중심 금융지주 전환 계획은 올해 초 신학기 은행장이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언급하면서 재개 가능성이 생겼다.
신 은행장은 1월 신년사를 통해 ‘지속성장을 위한 5대 경영목표’로 ▲내실경영 ▲가치경영 ▲미래경영 ▲차별경영 ▲신뢰경영 등을 제시했다. 특히 미래경영 목표와 관련해 신 은행장은 “디지털과 IT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전문인력을 육성해 디지털금융을 고도화하는 한편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수협은행의 2025년 2월 기준 조직도. [자료 Sh수협은행]](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4254822338_29c2a3.jpg)
앞서 수협은행은 강신숙 전 은행장 시절인 2023년 초 은행장 직속으로 미래혁신추진실을 신설해 금융지주 전환 전략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이어 미래혁신추진실 산하 M&A추진단을 경영전략그룹 내 M&A추진실로 이동시켜 비은행 금융사 인수 실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M&A추진실은 이기동 실장이 이끌도록 했다. 이 실장은 미래혁신추진실에서도 M&A를 담당했다. 지난해 말 진행된 수협은행의 조직개편·정기인사에서도 M&A추진실의 인사 변동은 없었다.
여기에 신 은행장은 수석부행장 시절부터 M&A 담당 조직이 있는 경영전략그룹을 맡아왔다. 2020년 말 수석부행장에 선임되며 경영전략그룹의 운영을 담당한 신 은행장은 2022년 말 한 차례 연임된 이후 2024년 말 은행장에 취임했다. 이는 수협은행이 신 은행장 임기 내 M&A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신 은행장의 임기는 2026년 11월 17일까지다.
다만 M&A에 앞서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은 과제로 남아있다. 이는 M&A 추진이 CET1 비율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CET1 비율은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분자에 보통주자본이 위치하고 위험가중자산(RWA)이 분모가 된다. RWA가 상승할수록 CET1 비율이 하락하는 구조다.
수협은행의 CET1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2.3%다. 2022년 금융지주 전환 목표 발표 당시 10.78% 대비 개선된 수준이지만, 지난해 말 은행권 CET1 비율 평균이 13.3%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관리 필요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의 제일 1순위 목표는 자본의 안정적인 확충이다”며 “M&A의 경우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