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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셀트리온, 해외사업 '선택과 집중' 합병 후 첫 타깃된 아르헨티나

글로벌 전략 직판 확대, 유통 일원화·조직 정비
'중남미' 콜롬비아 중심, 실적 부진 속 법인 정리

[FETV=김주영 기자] 셀트리온이 합병 이후 해외 사업 정비에 나선 가운데 실질 운영이 없던 아르헨티나 법인을 첫 정리 대상으로 삼았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조정으로 내부적으로는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아르헨티나 법인은 2019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콜롬비아 법인의 종속회사로 설립된 이후 약 6년간 매출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해왔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법인은 콜롬비아 법인의 연결 종속회사로 이름만 등장할 뿐 개별 실적이 보고된 적이 없고 종속기업 투자 장부금액에도 포함되지 않아 자산으로도 평가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2023년 말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했고 그 이후 첫 정리 대상으로 아르헨티나 법인을 선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8년 8월 콜롬비아 법인을 설립하며 중남미 진출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9년 페루·아르헨티나 등 5개국에 종속기업을 추가 설립했다. 구조는 콜롬비아 법인이 중심이 되고 나머지 법인들은 종속 형태로 두는 방식이었다. 아르헨티나 법인은 콜롬비아 법인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중남미 법인 설립 당시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각국 영업활동을 직접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존에는 대부분 국가에서 간접판매 방식을 써왔지만 다년간의 시장 경험과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판매로 전환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유럽과 함께 중남미에도 종속 법인을 잇따라 설립한 것이다.

 

 

그러나 법인 설립 이후 실적 흐름을 보면 이 구조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2019년 콜롬비아 법인과 그 종속기업은 매출 없이 순손실 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콜롬비아 법인의 연결기준 매출은 각각 5억원, 27억원, 115억원으로 늘었지만 순손실도 같은 기간 지속됐다. 2022년엔 순손실 36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이 –8억원으로 전환해 완전자본잠식에 근접했다.

 

2023년에는 매출과 손익 모두 '0'으로 기록됐다. 내부 구조조정이나 활동 중단 정황으로 읽힌다. 같은 해 12월 28일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했고 2024년부터 콜롬비아 법인의 실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4년 콜롬비아 법인의 매출은 27억9000만원으로 법인 설립 이래 가장 높았고 순손실은 1억4000만원으로 손실 폭이 크게 줄었다.

 

셀트리온 합병 이후 개선된 실적은 글로벌 사업 구조와 조직 체계 전반의 변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사업구조의 경우 기존 간접판매 방식에서 유럽, 미국, 중남미 등으로 직접판매 체계를 확대하며 유통 전략을 일원화했다.

 

조직 체계 측면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출신 인사들이 셀트리온 글로벌 조직의 핵심으로 흡수되며 직책과 권한이 조정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북미본부장으로 있던 김재현 전무를 글로벌얼라이언스본부장으로 임명하고 이한기는 합병 이후 새롭게 등장해 글로벌사업관리부문장을 맡았다. 2024년 4분기에 김재현과 이한기는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한기는 본부장 직책을 겸임하며 권한이 강화됐다.

 

셀트리온은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해외 사업 구조에 대한 점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나 운영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일부 법인은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지역별 수익성과 사업 전략을 반영한 ‘선택과 집중’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중남미에 법인을 설립할 당시 어떤 국가를 거점으로 삼을지 확정되지 않아 여러 국가에 서류상 법인을 설립해 둔 것”이라며 “콜롬비아 등 운영이 실제로 이뤄진 지역은 조직과 인력을 갖추고 키워온 반면 아르헨티나처럼 실질 사업이 전개되지 않은 지역은 순차적으로 정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