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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셀트리온, 유럽 성장서 얻은 '美 공략 자신감'

유럽서 '입찰 시장 경험', 미국서 경쟁 우위로 작용
병행수입 전략확대 “매출 목표 5조, 그 이상도 가능"

[FETV=김주영 기자] 셀트리온은 최근 유럽에서 직판 구조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를 미국에서도 달성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최근 표출했다. 미국 바이오의약품 유통구조가 중간 유통사에서 정부 직접 협상 방식으로 전환되면 셀트리온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서정진 회장의 판단이다. 

 

서 회장은 15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PBM(중간유통사, Pharmacy Benefit Manager) 구조가 개선된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직접 협상은 유럽에서 수차례 경험해본 영역”이라고 말했다.

 

실제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의 국가 단위 입찰 시장에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하며 대부분 정부와 직접 협상 체계를 통해 매출을 일궈왔다. 그 결과 셀트리온 유럽 매출은 2022년 6936억원, 2023년 9860억원, 2024년 1조5468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의 역사를 유럽에서 이뤄낸 만큼 미국에서도 이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서 회장도 이를 기반으로 미국 정부와 직접 협상을 진행하고 매출 규모를 더욱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유럽에서의 매출 증가가 서 회장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PBM 구조가 개선될 경우 미국 시장 내 약가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구조에서는 처방 리스트 등재를 위해 중간 유통사(PBM)나 보험사에 높은 수준의 리베이트를 제공해야 했지만 정부와의 직접 협상이 가능해지면 이러한 비용 지출이 줄어든다. 이는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앞서 셀트리온은 유럽 시장에서 정부 주도의 약가 협상 시스템 하에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했다. 서 회장은 “정부 협상은 오히려 PBM보다 쉽다"며 "미국도 유럽처럼 정부 중심 구조로 전환되면 우리한테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이러한 변화에 대응 가능한 조직과 전략을 갖췄다고도 덧붙였다.

 

유럽 뿐만 아니라 중남미 시장에서도 정부와 직접 소통하며 의약품 공급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브라질,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주요 파머징 국가의 연방정부 및 사회보장청 주도의 입찰에서 잇따라 낙찰에 성공하며 해당 국가의 공공의료 공급망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브라질에서는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트라스투주맙)’의 연방정부 입찰에서 5년 연속 낙찰을 이어간 데 이어 최근에는 공급 기간을 2026년 3월까지 연장했다. 과테말라에서는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제 ‘베그젤마(베바시주맙)’가 중앙정부 산하 IGSS(사회보장청) 주관 입찰을 통해 시장 점유율 95%를 선점한 상태다. 코스타리카에서도 허쥬마가 CCSS(사회보장청) 입찰을 통해 상반기까지 공급을 연장하며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중남미 각국의 공공 입찰을 기반으로 셀트리온의 입지는 공고해지고 있으며 2024년 중남미 지역 순매출은 약 1409억원을 기록했다.

 

병행수입 구조가 본격화될 경우 셀트리온이 보유한 저가 공급 가능 국가의 제품들을 활용한 전략적 유통도 가능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병행수입이 미국 제약시장에 도입되면 오히려 셀트리온 입장에선 글로벌 가격 편차를 활용한 공급 이점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과거 독일 시장에서 병행수입 업체와의 경쟁을 경험하며 대응 전략을 정교화해왔다. 특히 램시마SC는 독일 시장에서 가격대가 높게 책정돼 병원 처방 중  3분의 1은 병행수입 전략으로 판매해왔다.

 

병행수입 전략으로 독일에서의 램시마SC 점유율은 39%를 차지한다. 램시마SC의 글로벌 매출은 2022년 2848억원에서 2023년 5151억원, 2024년에는 1조1931억원으로 2년 만에 4배 이상 성장했다.

 

서 회장은 “그 과정을 통해 병행수입 구조에 대해 누구보다 정통한 회사가 됐다”며 “김형기 부회장을 중심으로 이미 모든 대응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병행수입이 본격화되더라도 미국 현지 유통망을 활용한 자체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PBM 구조 개편과 병행수입 대응 전략 외에도 미국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한 영향, 관세 부과 가능성, CDMO 사업 확대 방향,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계획, 신약 개발 전략, 자사주 매입 및 주주환원 정책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특히 서 회장은 2026년까지 관세 영향이 없도록 재고 확보 및 CMO 활용 전략을 이미 실행 중이라며 미국 현지 생산시설 설립 여부도 연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2038년까지 총 50개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향후 신약 분야에서도 13개 프로젝트가 임상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연간 매출 5조원 목표는 그대로 유지하며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 약가 협상 구조가 정부와의 직접 협상으로 바뀐다면 중간 유통구조에 들어가는 리베이트 비용이 줄어들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약사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며 “당사의 미국 사업 경험과 기존 준비사항들을 토대로 전략적인 자신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