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산업과 금융권에서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치적 혼돈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FETV는 업권별 현안과 과제를 점검하고 차기 정부에 바라는 규제 완화 요구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
[FETV=박원일 기자]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 건설업계가 마주한 어려움 극복을 위해 건설협회 차원의 중점 과제가 제시돼 정부와 협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공사비 상승에 대응한 공사비 현실화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공사비 현실화는 표준품셈 개선을 통해 구체화되는데 업계에서는 해당 내용의 보완·확대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지난해 10대 중점 추진 과제를 설정했고 그 중 ‘표준품셈 개선을 통한 공사비 현실화’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2022년 러-우크라 전쟁 이후 전세계적으로 공급 측면 인플레이션이 확대되고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건설사들은 자재가격은 물론 노임까지 크게 오른 현실에서 업계 어려움 완화를 위해 공사비 산출 근거가 되는 표준품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장하고 있다. 표준품셈 개정 요구는 현장 여건을 반영해 품셈을 현실화함으로써 공사비가 적정 수준으로 책정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적용되는 표준품셈은 총 1438개 항목 중 357개 항목만 개정한 상태다. 단순비율 비교만으로 개선 의지·노력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크게 변화된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의 보다 더 적극적이고도 포괄적인 개정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표준품셈은 일반화된 공종과 공법을 기준으로 공사에 소요되는 자재 및 공량을 정함으로써 정부·지방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이 공사 예정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이용된다. ‘품셈’은 사람이나 기계가 어떤 것을 만들기 위해 ‘단위 공정당’ 소요되는 ‘인력과 재료’를 수량으로 표시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올해 표준품셈은 지난해 12월 공고된 ‘2025 건설공사 표준품셈’이다. 건설공사의 일반·보편적 공종에서 단위작업 당 필요 투입인력·장비 등을 수치화한 것으로 <알루미늄폼 설치·해체 시 일반층 70㎡/일 시공에 형틀목공 4인, 보통인부 1인 필요> 내용을 표 등으로 보여준다.

2025년 적용 표준품셈은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시공빈도 증감, 산업안전기준 강화 등에 따른 장비, 인력, 기준 등 건설현장 변화를 반영해 총 1438개의 항목 중 357개 항목(공통 222, 토목 54, 건축 26, 기계설비 33, 유지관리 22)을 개정했다.
또한, 3D 머신컨트롤(MC) 도저, 장비 사각지대 충돌방지 장치, 저층 건축물의 모듈러 등에 대한 품 및 설치·해체 기준을 신설, 확대해 건설현장에 스마트 건설기술 적용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개정에서는 공사규모, 현장여건 등에 따라 공사비를 할증할 수 있는 ‘보정기준’을 세분화해 다양한 건설현장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철근 조립, 콘크리트 타설 등 각 공종별로 작업을 진행하는 시공환경에 따라 적용 가능한 ‘공종별 보정기준’과 모든 공종에서 지형, 위치 등 시공여건에 따라 공통적으로 활용 가능한 ‘공통 보정기준’을 적용했다.
올해부터는 정부·지자체·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수요응답형 표준품셈 협의체’도 구성해 신기술 도입·공법 다양화 등 현장 변화로 인한 품셈 개선수요를 수시 발굴하고, 검증·반영할 계획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공사비 현실화와 관련한 표준품셈 개선 방향 설정과 구체적인 내용 산출은 국토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협회는 회원사들의 요구를 모아내 이를 최대한 반영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