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4월 위기설’, ‘7월 위기설’ 등 부정적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FETV는 상장 건설사 10곳(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삼성E&A,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아이에스동서, 코오롱글로벌, HL D&I, 금호건설)의 현금성자산과 단기차입금 등을 살펴보며 유동성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
[FETV=박원일 기자] GS건설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현금성자산을 일정 수준 유지해왔지만 1년 내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에는 부족한 상태다. 수주 확대와 원가율 개선을 통해 현금창출력을 높임과 동시에 재무안정성 관리를 위한 다른 방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24년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GS건설의 2024년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 대비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비율은 83.2%였다. 빨리 갚아야 할 빚이 1000원인데 수중에 현금이 832원밖에 없다는 뜻이다.
지난 3년간 단기차입금 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은 2022년 121.1%, 2023년 121.4%, 2024년 83.2%로 조사됐다. 2023년에는 단기차입금이 전년대비 약 1800억원 늘고 현금성자산도 약 2300억원 증가해 비율이 소폭 향상됐다.
2024년에는 단기차입금이 다시 약 7900억원 늘고 현금성자산은 오히려 약 2300억원 줄어 83.2%로 악화됐다. 현금성자산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단기차입금이 가파르고 늘고 있어 현금성자산으로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상유지를 위해서는 차환 또는 만기 연장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금융비용도 만만치 않다. 연결 손익계산서 상 금융원가 6169억원 중 절반인 3148억원이 이자비용으로 지출됐다.
이에 GS건설은 실적 개선과 원가율 향상을 통해 현금창출력을 높이는 데 일차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
GS건설은 2024년 매출액 12조8638억원, 영업이익 28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879억원 적자에서 2859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전체적인 업황 부진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 3년간 매출원가율은 2022년 89.5%, 2023년 98.0%, 2024년 91.3%였다. 2023년 98%까지 치솟았던 매출원가율이 지난해는 다시 90%대로 내려와 다소간 개선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분양 부진이나 인플레이션에 따른 공사비 상승 등이 해결되면 주택원가율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며 "다만 1분기 주택·건축 원가율은 도급증액 부재로 내려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S건설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3조629억원으로 전년동기(3조709억원) 대비 0.2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04억원으로 전년동기(705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규 수주는 4조655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조3018억원) 대비 41% 증가했다.
이처럼 매출 증가나 수익성 확보가 더딘 상태에서는 현금 확보를 위한 다른 방안도 모색될 필요가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자회사 GS이니마(GS Inima) 매각이 구체화되면 유동성 확보에 여유를 갖게 된다. GS건설은 UAE 국영 에너지기업 타카(TAQA)와 GS이니마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S이니마는 세계 10위권 담수 플랜트·상하수 처리 전문기업이다. 2011년 인수된 GS이니마는 2023년 기준 GS건설 영업이익의 15%, 신사업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 관계자는 "GS이니마가 매각된다면 현금유입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신사업 재편도 탄력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일반 척도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과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을 보면 GS건설은 2024년 말 기준 각각 96%, 250%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총부채 12조7161억원 중 유동부채가 9조0319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71%를 차지한다. 단기부채 규모가 크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2021년 말 이후 ‘A+’가 이어지다 2023년 말부터 ‘A’로 변경됐다. 기업어음은 ‘A2+’를 받아오다 2024년 들어 ‘A2’ 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GS건설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을 탄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