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실적은 경영 전략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IB, WM 등 부문별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FETV는 주요 증권사 사업부문별 실적을 들여다보고, 이에 따른 주요 임원과 조직의 변화를 살펴본다. |
[FETV=박민석 기자] 삼성증권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자산운용 부문에 다시 한 번 힘을 싣고 있다. 연금 조직 강화와 파격적인 인사를 추진하면서 올해도 장밋빛 실적이 기대된다. 반면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 수요가 줄어들며 금융상품 판매 부문 실적은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순영업수익은 2조6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수익원별로 보면 운용손익 및 금융수지는 1조540억원으로 순영업수익의 51%를 차지하며, 2023년(5490억원)보다 92% 가까이 늘었다. 순수탁수수료(5660억원)와 인수 및 자문수수료(3150억원) 부문도 각각 21.98%, 25.50%씩 증가했다.
운용 부문 실적 호조는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지분평가이익 확대와 예탁금 증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 잔고는 전년 대비 11.63% 늘어난 9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삼성증권 자산운용부문은 박경희 WM운용부문장(부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올해는 퇴직연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운용 부문 실적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퇴직연금 예탁금이 늘어나면 운용수익 또한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삼성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퇴직연금본부를 디지털부문으로 이관하며, 퇴직연금의 디지털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토스뱅크와 제휴를 통해 토스뱅크 앱에서 삼성증권 퇴직연금 계좌 개설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자산관리(WM) 부문은 업계에서 회자되는 좋은 벤치마크 사례”라며 “시장이 어려울 때도 리테일 부문의 선방으로 실적 변동이 가장 적은 회사”라고 평가했다.
반면 금융상품 판매수익은 파생상품 판매 감소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상품 판매수익은 1610억 원으로 2023년보다 35.47%(약 890억 원) 감소하며, 부문별 실적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랩어카운트·펀드·신탁 등 판매수익은 모두 늘었음에도, 파생결합증권 판매수익은 377억 원으로 2023년(1487억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삼성증권의 파생상품 부문은 2023년 12월부터 김종범 Global Markets 부문장 겸 구조화본부장이 총괄하고 있다.
![2023년~2024년 삼성증권 금융상품 판매수익 비교자료[사진 삼성증권 연간실적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213532325_d91b26.png)
이는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되며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2019년 말 기준 삼성증권의 ELS 발행액은 13조4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말 3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초기 ELS 마진콜 사태 이후 최근 홍콩 ELS 사태까지 겹치며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ELS와 DLS 등 파생상품 발행 및 판매수수료가 감소하는 추세다.
삼성증권 못지않게 ELS 발행액이 많았던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파생상품 판매수수료가 2021년 대비 약 70% 감소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파생상품 시장의 회복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 공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