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제약업계엔 각 사를 대표하는 제품이 존재하고 주요 질환 영역에서 회사별 제품의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FETV가 치료 영역별 현황과 실적 자료를 기반으로 제약사들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시장의 상황을 들여다봤다. |
[FETV=김주영 기자]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SGLT-2 단일 억제제를 중심으로 국내 제약사 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더 나아가 체중 감량,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를 볼 수 있는 SGLT-2 계열 약물이 주류로 떠오르자 이를 포함한 2제·3제 '복합제'까지 각광을 받았다.
이에 따라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대원제약, LG화학 등 주요 제약사가 SGLT-2 기반 조합을 앞세워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2제에 이어 3제 복합제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 경쟁이 또 다시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청년당뇨병환자 약제처방 현황. [자료 대한당뇨병학회]](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6/art_17446196592635_df0f1b.png)
대한당뇨병학회가 게재한 ‘팩트시트 2024’에 의하면 SGLT-2 억제제 처방은 2015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2015년은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 관련 연구가 발표된 해다. 청년당뇨병환자(만 19세~39세) 기준 SGLT-2억제제 처방은 2015년부터 매년 10%씩 증가해 2021년에는 40%에 가까운 처방율을 보였다.
처방이 느는 만큼 SGLT-2 억제제 시장규모 역시 빠르게 커졌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국내 SGLT-2 억제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501억원에서 2023년 2387억원으로 2년 새 약 60% 늘었다. 이 가운데 2023년 4월부터 SGLT-2 계열 약물에 대한 병용요법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확대되면서 3제 복합제 개발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종근당은 지난 8일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과 DPP-4 억제제 시타글립틴을 조합한 엠파맥스에스정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았다.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과 자누비아(시타글립틴) 조합으로는 국내 첫 사례다. 종근당은 자누비아의 국내 판권과 제조권을 확보한 데 이어 엠파글리플로진의 염(촉매제)을 변경해 복합제화에 성공하면서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종근당은 해당 조합에 메트포르민을 추가한 3제 복합제에 대한 허가도 이미 신청을 완료한 상태로 향후 2제에 이어 3제 복합제로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엔블로' 연간 원외처방액. [자료 데이터 리서치 기업 아이큐비아]](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6/art_17446787803659_4841b1.png)
대웅제약은 2023년 5월 SGLT-2 억제제를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했다.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와 엔블로멧으로 구성된 엔블로군은 발매 후 월평균 14%의 성장률을 보였다. 출시 첫달 처방량 27만 정을 돌파한 엔블로군은 지난해 누적 원외처방액 123억원을 달성했다. 2023년 원외처방액이 34억원이었던 것을 대비하면 261% 증가한 수치다.
다만 복합제 출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최근 엔블로+DPP-4 억제제+메트포르민을 결합한 3제 병용요법에 대한 장기 3상 임상시험을 신청했다. 해당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면 3제 복합제 제품 출시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실다파엠서방정(시타글립틴+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을 출시했다. 결합된 성분 중 다파글리플로진이 SGLT-2 억제제다. 용량별로 세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3개월간 약 2억7500만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고 ‘시타패밀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조합 확장도 시도 중이다.
한미약품은 단일제부터 3제까지 아우르는 제품군으로 맞춤형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원제약은 그보다 한 발 앞서 8월에 다파시타엠서방정을 출시하며 SGLT-2 3제 복합제 시장에 진입했다. 이 제품은 출시 3개월간 1억9200만원의 원외처방실적을 올렸으며, 소형 제형을 함께 출시했다.
LG화학은 아직 3제 복합제를 출시하진 않았지만, 자체 개발 DPP-4 억제제 제미글로와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을 결합한 제미다파를 통해 2제 복합제 시장에서 기반을 다졌고 여기에 메트포르민을 더한 3제 복합제 개발도 검토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매년 1000억원 씩 성장하는 제약업계에서 각광받는 시장으로 각 사의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점”이라며 “SGLT-2 억제제를 기반으로한 복합제는 단순한 조합을 넘어 치료효과, 복약순응도, 환자 맞춤형 치료라는 측면에서 진보된 형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