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 재무 위기 여파로 지난해 부채 상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롯데물산이 계열사 부동산을 매입해 개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전략 변경에 따라 현금흐름도 바뀐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의 지난해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자금은 1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8% 감소했다. 이는 2023년에 법인세 환급을 받으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940억원을 거뒀지만 지분법이익이 마이너스(-) 3368억원을 기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다만 롯데물산에서 이뤄진 실질적 자금 유출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관계기업투자주식 중 롯데케미칼에서 지분법이익으로 마이너스(-) 3512억원이 반영됐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당기순손실 1조7312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분법에 따라 롯데물산이 이를 반영한 결과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4개 회사채에서 기한이익 상실 원인 사유가 발생하는 등 재무 위기를 겪었다. 최근 3년 평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이자비용보다 5배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항을 충족시키기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지라시까지 퍼졌다.
이에 롯데그룹은 특약 사항 조정과 관련해 은행보증을 통한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 보강을 목적으로 롯데물산이 보유한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해 위기를 넘겼다. 이때 롯데그룹이 전 계열사에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비용 절감을 단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물산 현금흐름표 [자료 롯데물산 사업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5/art_17442934985844_b8b31a.jpg)
롯데물산의 투자 전략도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둔화된 가운데 투자활동이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2150억원이 유입됐다. 그만큼 투자보다는 금융상품 등의 처분으로 현금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는 의미다.
특히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3882억원이 유출됐다. 2023년에 마이너스(-) 19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재무활동으로 유출되는 자금 규모가 급증한 양상이다. 차입금 증가와 상환을 고려하면 부채 상환에 2600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023년 말 821억원에서 2024년 말 58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 이전인 2022년 말에 3943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보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새 85.2%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현금흐름 변화는 투자 전략의 변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자산을 축적하기보다는 재무건전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부채 상환에 나선 양상이다. 부동산 개발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을 우선 순위에 둔 셈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