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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상호관세] 삼양식품, 예상보다 높은 장벽 ‘가격 인상이냐 마진율 포기냐'

라면 한봉지당 1.5달러, 관세 적용 불가피
美 매출규모 유지 위해서는 마진율 낮춰야
'수출 증가, 이익증대' 로드맵 차질 관측도

 

[FETV=김선호 기자] 불닭볶음면 흥행으로 성장 가도를 걷던 삼양식품이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해 해외사업 성장에 위기가 생겼다. 이에 관세 25%에 맞춰 미국 현지의 상품 판매가격을 인상할지 혹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마진율을 낮출지 결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3일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생산해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업체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10% 전후가 될 것으로 바라봤지만 이보다 더 높은 관세가 적용되는 셈이다. 예상했던 위기였지만 더 높은 관세 장벽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삼양식품의 경우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이 전무한 만큼 관세 적용으로 인한 대미 수출 장벽이 생겼다.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수출로 발생하는 매출 중 미국이 25% 가량을 차지한다. 수출로 올린 지난해 매출 1조3359억원에서 25%는 약 3340억원이다.

 

이를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 1조7280억원 중 대미 수출이 19.3%를 차지한다. 삼양식품으로서는 상호관세에 따라 해당 매출을 지키면서도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마진율을 포기하고 가격을 유지하면 대미 수출액 규모를 지킬 수는 있다.

 

다만 대미 수출를 통한 마진율이 낮아지면 지난해 이뤄낸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19.9%를 지키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불닭볶음면의 흥행에 따른 해외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률은 2022년 9.9%, 2023년 12.4%를 기록했고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7.5%p 상승을 이뤄냈다.

 

이와 반대로 마진율을 유지하고 관세적용에 따라 미국 현지 가격을 인상하면 그만큼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매출이 감소하면 영업이익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판매량이 줄지 않으면 이전과 같은 마진율로 수익성을 지킬 수 있다.

 

이러한 결정을 주도하는 임원은 미국법인장을 맡고 있는 신용식 상무일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법인은 삼양식품으로부터 국내 생산제품과 상품을 매입해 현지 도소매상과 유통업체에게 판매한다. 신 상무로서는 현지 유통에서 생기는 마진율을 추산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신 상무는 2015년 CJ제일제당 식품BU 글로벌경영팀, 2019년 CJ Food PMI TF, 2022년 CJ Schwans FP&A팀 경영관리 이사을 거쳤다. 해외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이번 미국사업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 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1.5달러 정도”라며 “마진율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상호관세에 따라 미국에서 마진율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인상할지 마진율을 낮추고 가격을 유지할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