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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양대규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최근 SK하이닉스에게 주도권을 뺏긴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4에서는 기술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비추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HBM4 샘플을 고객사들에게 먼저 배포하며 한발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앞선 D램 기술을 HBM4에 적용해 기술 우위를 가지겠다는 전략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됐다. HBM4는 HBM3E 다음 6세대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올해 하반기 HBM4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6세대 HBM 제품인 HBM4에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장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AI 경쟁 시대에 HBM이 대표적인 부품인데 그 시장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다"며 "다음은 HBM4(6세대)와 커스텀(고객맞춤형) HBM 시장이 중요한데,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하반기 양산 목표로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성장을 위해 차세대 기술과 제품 역량을 강화해 반도체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제고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익성 관점에서는 HBM 비트(Bit) 공급량을 전년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커스텀(Custom) HBM 준비를 통해 고수익 반도체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HBM4부터 커스텀 HBM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HBM3E까지는 일률적으로 동일한 제품을 찍어서 제조했다. HBM4부터는 고객사 또는 탑재되는 제품에 맞는 HBM4를 개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공정에서 우위를 갖춰 HBM4 시장의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삼성전자는 HBM4 양산을 위한 6세대 10나노(nm)급 1c D램 수율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1c D램을 HBM4에 탑재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HBM4에 5세대 1b D램을 적용하고, 7세대 HBM4E부터 1c D램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10나노(nm)급 D램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1c(6세대) 순으로 진화해 왔다. 6세대인 D1c의 경우 선폭이 11~12나노 수준이다. 10나노급 D램의 마지막 세대로 볼 수 있다. 기존 5세대 D1b의 경우는 12~13나노, 4세대 D1c의 경우에는 13~14나노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1c D램을 2월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1c 16Gb DDR5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양산까지 세계 최초 기록을 이어간다.
삼성전자도 1c D램을 개발하고 있으나 원하는 수율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도 1c D램의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6월까지 1c D램을 본격적으로 양산하면서 하반기에 생산될 HBM4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보다 한 세대 앞선 D램을 적용해 HBM4의 성능과 전력효율 등을 높일 계획이다.
다만 HBM4에서도 아직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지난 19일 SK하이닉스는 주요 글로벌 고객사에 ‘HBM 4’ 12단 샘플을 공식 제공했다고 밝혔다.제품은 초당 2TB 이상의 데이터 대역폭을 구현했으며, 총 용량도 36㎇로 현존 최고 수준이다. 기존 HBM3E 대비 처리 속도가 60% 이상 개선됐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HBM4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직후 SK하이닉스는 샘플 공급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HBM4 공급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최태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젠슨 황의 요구에 맞춰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HBM 고객인 엔비디아와 HBM 제조사 SK하이닉스의 관계가 여전히 돈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5세대 제품인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퀄테스트 통과 여부에 대한 주변의 이야기는 많이 나왔지만 양사 모두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성공적으로 1c D램의 수율을 확보하고 해당 제품을 HBM4에 적용해서 이를 양산해야 한다는 과제를 해결하고, 엔비디아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HBM3E도 제품의 성능이 나쁘지는 않지만 결국 1위 고객사인 엔비디아와의 합이 맞지 않아서 지속적으로 납품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