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멕시코 공장 [사진 기아]](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313/art_17427811446796_aa92bf.jpg)
[FETV=양대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기아의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일본 등 경쟁사들이 오히려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더 불리한 영향을 받아 기아는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악재보다는 호재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유럽 전기차 시장이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하반기부터 러시아 시장이 다시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미국 중심의 견조한 글로벌 판매와 원화 약세로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기아는 약 1조원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EV/모빌리티팀 팀장은 보고서를 통해 "2024년 멕시코 공장의 미국향 수출 대수는 15만대로 미국 판매의 18% 비중"이라며 "25% 관세 부과 시 영업이익 1조원 타격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의 7.8% 수준이다.
기아 멕시코 공장은 지난해 소형 승용 K4을 23만대 생산했다. 올해는 전가자동차 EV3를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럼에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기아보다 미국 자동차업체를 비롯한 경쟁사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테슬라는 100% 미국 생산이지만,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에 대한 반감으로 유럽에서는 불매 운동이 진행 중이다. GM과 포드는 북미에 영업이익 의존도가 95~100% 비중으로 관세 부과 및 장기화 시 기업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GM과 포드의 캐나다, 멕시코에서 생산 비중은 북미 판매의 각각 31% 및 18% 수준이다. GM의 경우 2024년 기준 멕시코 수출 대수는 71만2000대로 25% 관세 부과 시 49억달러를 부담해야한다.
또한 GM은 한국에서 북미로 41만8000대를 수출한다. 37.7만 대를 수출하는 기아보다 많다. GM과 포드는 멕시코에서 부품 조달 비중이 크기 때문에 관세 부과 시 적자 전환을 할 수도 있다.
일본 업체인 토요타, 혼다. 닛산의 멕시코와 캐나다 생산 비중은 각각 29%, 41%, 51% 수준이다. 닛산은 미국 감산에 멕시코 관세가 겹쳐, 미국 판매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가 경쟁사들보다 상대적으로 피해는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1조원 규모의 손실이 추가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상황일 수밖에 없다.
이에 최근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의 급증은 기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도 테슬라 판매를 제외하면 1월 BEV 판매는 전년비 51.9%의 고속성장을 기록했다"며 "최근 확정된 정책이 유럽의 전기차 판매를 예상보다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통과된 독일의 5000억유로 인프라 부양안에 1000억유로는 그린산업에 집행된다. 일부가 전기차 구매지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EU 집행부의 자동차 산업을 위한 액션 플랜에 포함된 전기차 사회적 리스 프로그램 도입, 기업 구매 차량 전기차 전환 위한 입법화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임은영 팀장은 "2025년 말까지 법인 플릿 차량 전기화를 위한 입법제안 발표 예정"이라며 "유럽은 법인 차량 비중이 신차 수요의 60%로 가장 효과가 클 법안"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은 2030년까지 신규 구매 차량의 100% 전기차 구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10만 대의 전기차 수요 효과 예상된다. 이는 2024년 전기차 수요의 65% 수준에 달한다.
기아는 2025~2026년 유럽에 중저가 전기차 집중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점유율은 2024년 1~10월에 7.2%에서 2025년 1월에 8.6%로 1.4%p 증가했다.
기아는 중저가 전기차인 EV3를 2024년 말 유럽에 출시했다. 2분기에 EV5, 하반기에 EV4 출시 예정이다. 2026년 초에 EV2를 유럽에서 생산하고 PV5는 한국에서 수출 예정이다.
아울러 기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단된 러시아 시장에 하반기 재진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 전 기아는 러시아에 연간 22~23만대를 팔며 업계 2위를 기록했다. 이는 기아 글로벌 판매량의 7% 수준이다.
러시아는 약 150~160만대 규모의 자동차 시장이 형성됐다.
임 팀장은 "셀토스 등 소형 SUV를먼저 수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 업체와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기아의 판매 대수는 2027년 10만대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