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써낸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2023년과 지난해 10월 두 차례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무산된 후 세 번째 도전이다.
케이뱅크는 최대 실적 달성으로 성장 잠재력을 증명했고 고객 수 증가에 따른 수신·여신 성장 속도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만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기업대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28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실적(128억원) 보다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역대 최고 실적이었던 2022년(836억원)도 뛰어넘었다.
케이뱅크는 가파른 고객 확대가 사상 최대 이익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말 고객은 1274만명으로 1년 새 321만명의 새로운 고객이 유입됐다. 이는 2017년 출범 이후(가상자산 호조로 급증한 2021년 제외) 최대 증가 폭이다.
재미 요소와 실질적인 혜택을 결합한 상품·서비스 출시가 고객 유입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3월 출시한 돈나무 키우기는 고객 180만명을 넘어섰고, 9월 입출금 리워드, 10월 AI퀴즈 챌린지도 큰 인기를 끌었다.
고객이 늘며 수신도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의 수신은 28조5700억원으로 전년(19조700억원) 대비 49.8% 증가했다. 가계 수신 중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9.5%로 전년(47.1%) 보다 12.4% 늘었다. 생활통장과 연계된 입출금 리워드와 돈나무 키우키 흥행, K패스 기능을 탑재한 MY체크카드·ONE체크카드 출시 등에 힘입은 결과다.
저원가성 예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금리가 연 0.1% 수준으로 낮다. 케이뱅크는 저원가성 예금을 기반으로 대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금리를 앞세워 우위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여신 부문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여신 잔액은 16조2700억원으로 전년(13조8400억원) 대비 17.6% 증가했다. 대출이동제 도입에 따른 아파트담보대출 잔액 증가와 은행권 최초의 비대면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출시에 따라 담보대출 위주로 잔액이 늘었다. 지난해 대출 중 담보 및 보증 대출의 비중은 53.1%로 전년(39.0%) 대비 14.1% 늘었다.
여수신 성장에 따라 케이뱅크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4815억원으로 전년(4504억원) 대비 6.9%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613억원으로 전년(338억원) 보다 81.4%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운용수익이 늘어난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 호조에 따른 펌뱅킹 수수료 확대, 연계대출 성장, 플랫폼 광고 수익 등이 비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케이뱅크는 최대 실적을 발판 삼아 올해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올해 개인과 기업 시장을 양대 성장 축으로 삼고 1500만명 고객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비대면 소호 시장 공략을 통해 추가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임을 밝혔다.
최 행장은 지난해 10월 수익성 확보 전략으로 기업금융을 내세우며 중소기업 대출 시장 진출 계획도 밝힌 바 있다. 국내 최초의 100% 비대면 중소기업 대출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가계대출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재편해 기업금융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개인사업자 고객을 위한 다양한 상품 등을 출시해 올해 1500만 고객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