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카카오뱅크가 낮은 자금조달 비용을 무기로 대출금리 경쟁력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는 저원가성 예금 유치를 통해 시중은행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금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낮게 조달한 비용을 바탕으로 채권 등 금융자산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16일 카카오뱅크가 발표한 2024년 IR(기업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연간 누적 자금조달 비용률은 2.30%로 집계됐다. 분기별 자금조달 비용률을 보면 1분기 2.42%에서 2분기(2.31%), 3분기(2.26%), 4분기(2.22%)로 매 분기 하락했다.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과의 격차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4대 은행의 평균 누적 자금조달 비용률은 2023년 2.74%, 지난해 3분기 2.71%였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각각 2.37%, 2.33%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4대 은행 간의 격차는 0.37%에서 0.38%로 0.01%p 벌어졌다.
카카오뱅크는 경쟁력 있는 조달금리를 유지하며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서민금융 제외) 평균 금리는 4.8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평균 금리는 5.31%를 기록해 카카오뱅크와의 금리 격차는 0.43%p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금리에서도 금리 경쟁력을 보였다.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4.4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평균 금리는 4.66%로 카카오뱅크와의 금리 격차는 0.17%p로 확인됐다.
카카오뱅크가 낮은 조달비용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저원가성 예금(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60.6%로 은행권 전체 평균(38.3%)보다 22.3%p 높다.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2023년 4분기 55.3%에서 지난해 4분기 60.6%로 상승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총 수신 잔액은 55조원을 기록했다. 이중 요구불예금이 33조3000억원으로 전체 수신 잔액의 60.5%를 차지했다. 저원가성 예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금리가 연 0.1% 수준으로 낮다.
모임통장이 흥행하는 점도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모임통장 유저 수는 11만3000명으로 전년(9만8000명) 대비 15% 늘어났다. 잔액은 8조4000억원으로 전년(6조3000억원) 대비 33%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의 기본금리는 연 0.1% 수준이다.
저원가성 예금을 활용해 채권, 수익증권 등에 투자하며 수익 구조도 다각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효율적인 자산 배분 전략을 통해 지난해 5307억원의 투자금융자산 수익을 기록했다. 투자금융자산은 채권이 60%, 수익증권 34%, 단기자금 등이 6%를 차지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수신 규모의 지속적인 성장이 고객 확대와도 직결된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조달된 자금을 채권 등 투자금융자산에 효과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