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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현대ENG 진단] ①하자·사고로 '불명예'...진단 엇갈려

낮은 사고·하자비율에도 도마 위에 오른 '안전 관리' 역량
사고 후 안전 점검· 정책 강화, 재발 방지 총력 대응 나서

 

최근 연이은 건설 사고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신뢰도와 기업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FETV는 사고에 대한 현대엔지니어링의 대응 과정을 살펴보고, 품질·안전 관리 문제를 짚어본다. 또한 재무적인 어려움과 상장 추진 가능성, 현대차그룹 내 입지 변화까지 입체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FETV=김주영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 관리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 대형 사고가 잇따르며 품질과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동안 사고·하자율이 낮은 편이었고, 주요 건설사 중 사망 사고 건수도 적었다. 비교적 안정적인 기록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최근 사고들이 구조적 문제인지 개별 사건인지에 대한 진단도 엇갈리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1년 사이 두 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해 5월 전남 무안 ‘힐스테이트 오룡’ 아파트에서 5만8000건의 하자가 발생했고, 올해 2월에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교량 붕괴 사고가 발생하며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 10일, 평택 화양지구 힐스테이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건들은 각각 주택 시공 부실과 인프라 건설 안전 문제로 성격이 다르지만, 연이은 사고로 인해 현대엔지니어링의 품질 및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지점이다. 

 

무안 힐스테이트 오룡 아파트의 경우 사전 점검 과정에서 대규모 하자가 발견됐고,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준공 승인을 반대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전남도가 긴급 품질 점검을 진행한 결과 공용부에서만 101건의 하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논란이 커지자 현대엔지니어링은 2024년 5월 10일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고, 같은해 5월 17일 입주예정자협의회와 보상 합의를 도출했다. 입주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기업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은 하자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해 품질 및 안전 관리 대책을 강화했다. 작년 6월에는 안전보건 정책을 새롭게 제정하고, 안전보건 전담 조직을 확대했다. 또한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는 안전보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체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부적으로 ‘노사 협의체’를 구성해 안전보건 관련 문제를 공동으로 논의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주관하는 전사 안전보건 협의체 회의를 통해 주요 안전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협력업체의 안전 역량 강화를 위한 평가 체계 및 인센티브 제도도 신설했다.

 

이러한 대응을 바탕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품질 및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2월 세종고속도로 사고가 발생하며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 관리 역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세종고속도로 사고는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사회적 파장이 더 컸다. 2025년 2월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에서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경찰은 사고 발생 직후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도로공사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거더(교량 상부 구조물) 고정 장치 설치 여부를 비롯해 설계, 시공, 자재 관리 등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책임 여부가 검토되기 시작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식 사과와 함께 유가족과 부상자, 사고 현장 인근 거주자들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0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평택 화양지구 힐스테이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 2명이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아파트 외벽 거푸집(갱폼) 해체 작업 중 타워크레인이 움직이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결국 현대엔지니어링의 연이은 사고로 인해 주우정 대표가 13일 국회에 출석해 최근 건설 현장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해당 사건들의 원인이 회사 내부의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간 안전 및 품질 수칙을 잘 지켜왔기에 해당 사고들은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21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국토교통부에 의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사망 사고 발생 건수를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총 4건(4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 11건(11명), 대우건설 9건(9명), 롯데건설 8건(8명), DL이앤씨 8건(9명), HDC현대산업개발 2건(15명)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하자 판정비율 및 건수를 봐도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의 하자 판정 비율은 2.0%로 전체 건설사 중 8위에 해당했다. 특히 무안 힐스테이트 오룡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23년 9월 집계된 자료에 의하면 하자 순위 상위 20위 안에 들지 않았으나, 사건 이후 순위가 급등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서는 개별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문제일 뿐이라 하더라도, 브랜드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회사의 정책과 사고 발생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으며, 모든 법적 기준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또한 세종고속도로 사고에 대해서는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이 조사 중이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책임 소재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전국 80여 개 공사 현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긴급 안전 점검을 진행 중이며, 향후 품질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재검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