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신동현 기자] 게임 업계에 최고경영자(CEO)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글로벌 시장 변화, 신사업 개척, 실적 부진 타개 등의 이유로 주요 게임사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맞이하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1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권영식·김병규 각자 대표 체제에서 김병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권영식 전 대표는 사임 후 넷마블 경영전략위원회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며 산하 개발사들의 역량 강화에 힘 쓸 예정이다. 넷마블은 올해 ‘왕좌의게임: 킹스로드’, ‘일곱개의대죄: 오리진’ 등 대형 신작을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등 대형 신작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또한 인건비 및 마케팅비 효율화,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을 통한 지급수수료 절감을 통해 2024년 연간 매출 2조6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215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앞서 넥슨은 작년 강대현 COO(최고운영책임자)와 김정욱 CCO(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넥슨코리아 대표였던 이정헌 대표는 넥슨 일본법인(넥슨재팬) 대표로 선임되면서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게 됐다. 공동대표 체제는 2009년 서민·강신철 공동대표 이후 15년 만이었다.
넥슨은 작년 기존 서비스 게임들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5월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흥행하며 여름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한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디센던트’를 통해 서구권 시장을 공략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넥슨은 2024년 연간 매출 4조 91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조1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조 2116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넥슨은 이달말 기대작인 ‘마비노기 모바일’과 '퍼스트버서커: 카잔' 출시를 예고하며 올해 첫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창업주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인사에서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공동대표로 영입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평가받으며 엔씨소프트에서 개발 조직 개편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며 빠르게 변화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공동대표 취임 이후 개발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등 4개의 독립 개발 스튜디오를 분사하여 보다 유연한 신작 개발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AI 기반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확대하며,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한상우 대표를 선임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한 대표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 텐센트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하며 글로벌 시장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평이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신작들이 개발 단계에 있었고 내부 조직 정비 등 숨고르기 과정으로 한 대표의 리더십이 부각될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겨냥 신작들이 출시되면서 한 대표의 리더쉽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도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박관호 의장이 12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박 대표는 사업효율화와 조직 혁신, 블록체인 사업 확장을 목표로 세웠다.
박 대표는 게임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고 위메이드는 지난해 연간 매출 7120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최근 출시한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구글 플레이 매출 4위에 올랐고 ‘나이트크로우’가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서비스 예정인 ‘미르M’이 추가되면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록체인 사업 부문은 작년 전체 매출에서 관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그치고 최근 자사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해킹당해 90억원 규모 피해를 입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