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손해보험사 후순위채 발행 현황. [자료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310/art_17413246368399_56f4e6.jpg)
[FETV=장기영 기자] 자본건전성 강화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해 발행액을 최대 2배로 늘렸다.
올해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으로 지급여력(K-ICS)비율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앞다퉈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이날 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KB손보는 지난 5일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초과 수요를 확보해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수요 예측에서는 총 621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해 2.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자율은 공모 희망 금리 연 3.6~4.2%의 최상단인 4.2%다. 만기는 2035년 3월 12일이며, 5년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KB손보는 앞서 후순위채를 증액 발행한 다른 손보사들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흥행 릴레이를 이어갔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각각 80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두 회사 모두 수요 예측에서 초과 수요를 확보해 나란히 발행액을 2배로 늘렸다.
한화손보도 1월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었다. 발행 예정액 3000억원에 비해 2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수요 예측 경쟁률은 메리츠화재(3.34대 1), DB손보(2.75대 1), 한화손보(1.8대 1) 순으로 높았다.
이들 손보사는 올해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에 따른 K-ICS비율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자본 확충에 나섰다.
K-ICS비율은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자본건전성 지표로, 모든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K-ICS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삼성화재, DB손보,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5개 대형 손보사가 잠정 발표한 지난해 12월 말 평균 K-ICS비율은 211.6%로 9월 말 227.8%에 비해 16.2%포인트(p) 하락했다.
회사별로는 DB손보의 K-ICS비율이 228.8%에서 201.5%로 27.3%포인트 낮아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현대해상의 K-ICS비율은 170.1%에서 155.8%로 14.3%포인트 하락해 가장 낮았다.
KB손보 역시 203.7%에서 188.1%로 15.6%포인트 K-ICS비율이 하락해 200% 아래로 떨어졌다.
K-ICS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화재는 280.6%에서 265%로 15.6%포인트 하락했다. 메리츠화재도 256%에서 247.6%로 8.4%포인트 낮아졌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보험부채가 증가해 가용자본은 줄고, 금리위험이 확대돼 요구자본은 늘어난다. 또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 기준이 변경되면서 가용자본이 감소한 가운데 기초가정 리스크 신설에 따라 요구자본은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연간 결산부터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에 대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적용돼 K-ICS비율 하락 폭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