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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포스트 HBM' 유리기판, 누가·언제 상용화할까?

SKC, 내년 양산 목표로 가장 빨라...이어 삼성전기·LG이노텍
"유리기판으로 기술 혁신...'언더독 반란' 이뤄질 수도"

 

[FETV=양대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글로벌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해 SK그룹 전시관에서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가 만든 유리기판 모형을 들어 올리며 “방금 팔고 왔다”고 말했다.

 

유리기판은 열 팽창률이 낮아서 높은 온도에서 잘 휘지 않고, 같은 면적에 10배 수준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최근 AI 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의 발열 문제와 이로 인한 전력 소모를 극복할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급부상 중이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 '포스트 HBM'이라며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SKC,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대기업 부품 계열사들이 앞다퉈 참전 중이다. 유리기판은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이번 CES 2025를 통해 유리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앱솔릭스는 지난해 미국 정부로부터 생산 보조금 7500만 달러와 연구개발(R&D) 보조금 1억 달러를 각각 확보했다.

 

유지한 SKC 경영지원부문장(CFO)은 지난달 11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유리기판 고객인증을 올해 안으로 할 예정”이라며 “적기 양산을 목표로 시생산 가동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시생산은 시제품을 갖고 고객사와 조율, 양산 가능한 수준으로 디벨로핑하는 단계를 말한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C는 현재 유리기판 관련 GPU 제조사부터 고성능 서버 운영이 필수적인 인터넷 플랫폼사, 그리고 통신 챕 팹리스 업체들을 잠재적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라며 "상반기 중 샘플 제작을 완료하고 고객사에 납품한 후 기존 패키징 기술 대비 뛰어난 성능이 증명될 경우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를 통한 매출처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SKC에 이어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유리기판 양산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세종사업장에 파일럿(시범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올해 고객사 샘플 프로모션을 통해 2027년 이후 양산할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와 관련해 CES 2025에서 "특정 고객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여러 고객과 협의하고 있다"며 "올해 2~3개 고객에게 시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도 지난해 3월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유리기판 사업 착수를 공식화했고, 연내 구미 사업장에서 시험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는 CES 2025에서 "2~3년 후에는 통신용 반도체에서 유리 기판이 쓰이기 시작하고, 5년 뒤에는 서버용에서도 주력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유리기판 시장은) 무조건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전세계 유리기판 시장 규모가 2023년 71억달러(약 10조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달러(약 12조원)로 매년 3.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유리기판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 혁신이 가능하다면 엔비디아-TSMC 독주 체제를 뒤엎을 ‘언더독들의 반란’이 이뤄질 수 있다"며 "과거 스마트폰, 그래픽처리장치(GPU), HBM 등 신기술로 새로운 헤게모니를 차지한 언더독들이 1등 기업을 역전했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HBM의 경우 메모리 용량과 속도를 올리는 게 더 효율적이지만 이게 어렵다면 한 패키지 안에 여러 개를 붙여서 높은 속도를 유지하게 해야 한다"며 "이처럼 많은 반도체를 어떻게 하나의 기판 안에 담느냐가 앞으로의 화두가 될 텐데, 이것이 유리기판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