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주영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신재생에너지 '수소' 에서 미래를 찾는다.
글로벌 수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나 탄소 중립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수소 에너지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정책적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수소 인프라 확충과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특히 정부가 수소 산업을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관련 기업의 시장 진입도 가속화하고 있다.
건설사가 수소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기존의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활용해 수소 생산·운송·저장 인프라 구축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소 생산 프로젝트는 정부 정책과 연계된 만큼 향후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20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수소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선 가운데 수소 인프라 구축과 수소 발전이라는 각각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수소 발전 및 그린수소 생산을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에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추가하고 국내외 수소 발전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김천 오프그리드 태양광-그린수소 생산시설은 태양광 발전을 활용해 청정 에너지원인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시설로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 수소 생산 모델을 테스트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삼척 수소화합물 혼소발전 인프라 건설은 한국남부발전과 협력해 국내 첫 수소화합물 발전소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현재 루마니아 SMR(소형모듈원자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더불어 뉴스케일파워(미국 SMR 기업)와 협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수소 발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기반 수소 생산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수소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 만큼 이미 선제적으로 수소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을 더욱 체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정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정관을 변경해 수소에너지 사업을 공식적으로 추가하며 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EPC, FEED 중심) 사업을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재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및 원전 연계 저온수전해 청정수소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친환경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연계된 프로젝트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원전 연계 저온수전해 청정수소 실증 사업은 원자력 발전을 활용한 수소 생산 기술로 미국·유럽 등에서도 연구가 활발하다. 현대건설은 이를 통해 국내 원자력 기반 수소 생산 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초기에는 EPC 및 FEED(기본설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지만 시장 변화에 따라 사업 형태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그룹 차원의 수소 밸류체인 확대에 따라 현대건설의 수소 인프라 구축 사업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월 CES 2024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와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그리드’ 비전을 공개하는 등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수소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