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삼성카드가 조달비용 절감을 위해 추진해 온 장기물 중심의 자금조달과 만기분산 전략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전반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카드는 타격을 크게 받지 않았다.
자금조달 능력은 카드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저금리 시대에는 조달 비용의 차이가 크지 않아 그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지만. 최근처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는 자금조달 능력이 카드사의 실적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삼성카드는 전통적으로 회사채 발행, 장기조달 위주의 보수적인 전략을 펼쳐오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코로나19 등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대응했다.
그 결과 카드업계 전반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카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이는 삼성카드의 지난해 실적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5126억원으로 전년(4860억원) 대비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주계 카드사 중 공시 확인이 가능한 신한·KB국민카드의 경우 이자비용은 평균 12.8% 급증했다. 이러한 수치는 삼성카드의 이자비용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음을 보여준다.
삼성카드는 차입금을 조달할 때 장기물 중심의 자금조달과 만기 분산, 조달 수단 다변화 등을 통해 이자비용 증가 폭을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차입 포트폴리오는 ▲회사채·장기 기업어음(CP) 76.3% ▲자산유동화증권(ABS) 20.4% ▲단기사채·단기CP 2.2% ▲일반대출 1.1% 등으로 구성됐다. 이중 회사채 잔액이 14조541억원이다. ▲1년 이내가 3조2000억원 ▲1~2년 3조1000억원 ▲2~3년 3조1000억원 ▲3년 이상이 4조6000억원으로 장기물 위주의 조달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최근 3년간(2022년~2024년) 평균 신규 조달금리(누계 기준)는 3.56%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 조달금리(누계)는 2.96%다. 2022년 10월 강원도의 레고랜드 보증채무 미이행 사태로 채권 시장이 경색되고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연 6%대까지 치솟는 위기 상황에서도 삼성카드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이어갔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신규 조달금리(누계)는 2022년 말 3.42%에서 2023년 말 4.11%로 0.69%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총 조달금리(누계 기준)는 2.37%에서 2.96%로 0.59%p 오르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대내외 불안정성을 대비하기 위해 자금조달을 다각화하고, 장기차입금 비중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만기 분산을 통해 유동성 리스크를 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