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지난해 순이익이 급감한 DGB금융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로 나뉜다. 순익 감소의 원인은 무엇이며, 올해 반등 가능성은 있는지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2208억원으로 전년(3878억원) 대비 43.1%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 실적이 증가했음에도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iM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황병우 DGB금융 회장은 최근 최고경영자(CEO) 레터에서 "그룹 실적이 여러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PF 관련 부담 없이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주요 계열사 실적을 살펴보면 iM뱅크는 지난해 37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3639억원) 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다. 하반기 대출수요 둔화와 순이자마진(NIM) 하락했음에도 대손비용률이 안정세로 전환되면서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는 게 iM뱅크의 설명이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1조5390억원으로 전년(1조4985억원) 대비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NIM은 1.90%로 전년(2.02%) 보다 0.12%포인트(p) 하락했다. NIM은 금융기관이 대출 등으로 얻은 이자수익에서 예금 등 조달비용을 차감한 뒤 남은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의 수익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충당금 전입액은 3374억원으로 전년(4015억원) 16.0% 줄었다. 이에 따라 대손비용률(총여신 대비) 0.58%로 전년(0.62%) 보다 0.04%p 낮아졌다.
iM증권은 지난해 163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부동산PF 충당금을 대거 적립 및 브로커리지, 기업금융(IB)·PF 부문 등에서 수익이 전체적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iM증권은 지난해 PF 대손충당금으로 2951억원 쌓았으며, 이는 전년(1288억원) 대비 129.1% 급증했다.
올해 실적 반등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DGB금융은 지난 7일 열린 2024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두 가지 '시그널'을 제시했다. ▲PF 부담 해소 ▲iM뱅크 시중은행 전환 성과 가시화다.
PF 충당금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천병규 DGB금융 부사장(CFO)는 "현재 커버리지를 고려하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충분한 충당금을 쌓았다고 판단한다"며 "증권사도 올해는 PF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은 PF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의 경우 은행보다는 증권사에 집중됐고, 현재 전체 익스포저의 절반 이상을 충당금으로 전입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려가 많은 브릿지론은 70%를 상회하는 충당금을 쌓았다는 입장이다.
iM증권은 부동산PF 선제적 관리를 통한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최근 3년간 PF 충당금으로 5394억원을 쌓았다.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중도 2020년 136.8%에서 2024년 45.5%로 줄어들었다. DGB금융은 올해 그룹의 재무적 성패가 iM증권의 수익성 회복 여부에 달려있는 만큼 증권사 실적이 개선되면 그룹의 이익은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iM뱅크도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지 약 9개월이 지난 만큼 올해부터는 실적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iM뱅크는 수도권 확장 및 비대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 '뉴 하이브리드 뱅크'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뱅크는 지난해 5월 시중은행 전환 후 내세운 새로운 전략 모델로, 인터넷은행과 전통은행의 강점을 결합한 개념이다.
iM뱅크의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 지표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DGB금융의 지난해 비대면원화대출금은 2조3849억원, 비대면원화예수금은 7조59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4%, 47.9% 급증했다.
황 회장은 "그룹 CEO로 선임된 이후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그룹 내실을 강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부터는 이러한 노력이 실적으로 가시화 될 것으로 기대하며, 중기 목표인 '뉴 하이브리드 뱅킹 그룹'을 실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iM뱅크는 ▲수도권 및 전국구 여신 비중 확대 ▲우량 담보 위주 가계대출 비중 확대 ▲거점지역 중심으로 효율적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전국구 전략에 대해선 천 CFO는 "올해도 4곳을 포함해 오는 2027년까지 14곳의 센터를 통해 전국을 커버한다는 전략"이라며 "풀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규모 지점이 아닌 1인 지점장, PRM을 지원하는 지원조직, 디지털 고객을 담당하는 디지털케어조직 등 비용 효율 조직으로 가는 방침도 변함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