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신동현 기자] CES 2025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AI(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NPC(Non-player character)와 보스 캐릭터를 공개하면서 게임 업계에 또 다른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AI NPC 'CPC(Co-Playable Character)'를 통해 플레이어와 실시간 대화하고 협력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는 AI 기술을 적용한 학습형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을 발표하며 게임 속 상호작용 방식의 변화를 시사했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CPC 기술을 공개했다. CPC는 엔비디아의 AI 가상 캐릭터 개발 기술 ‘에이스(ACE)’를 구현한 기술이다. 에이스는 게임 내 가상 캐릭터에 생동감을 부여하기 위한 AI 기반 기술이다.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플레이어와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
CPC는 단순한 스크립트에 의존하지 않고 플레이어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답하거나 상황에 따라 질문을 던지며 소통한다. 기존의 NPC가 정해진 행동 패턴을 반복하는 것과 달리 CPC는 플레이어와 함께 상호작용하며 게임 경험을 확장한다.
실제 크래프톤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플레이어가 AI 팀원 ‘펍지 앨라이(PUBG Ally)’와 함께 소통하면서 적을 찾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아이템을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는 3월28일 출시되는 PC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영상에서는 AI 캐릭터 ‘스마트 조이(Smart Zoi)’가 게이머와 다채롭게 상호작용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장은 "CPC 기술을 통해 게임 속 캐릭터들이 더욱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며 "플레이어들에게 더 큰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PC 기술을 펍지 IP 프랜차이즈와 인조이를 포함한 다양한 게임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메이드넥스트는 CES 2025에서 자사가 개발 중인 신작 '미르5'에 AI 기술을 적용해 만든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을 공개했다. 아스테리온은 작년 6월부터 엔비디아와 AI 캐릭터 개발을 위해 진행한 첫 연구 프로젝트 성과물이다.
아스테리온은 머신러닝(기계 학습)과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SLM)을 적용하고 특정 목적에 맞게 재훈련해 성능을 향상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를 통해 아스테리온은 플레이어의 행동 패턴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격 방식을 유동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정수 위메이드넥스트 대표는 "아스테리온은 단순히 알려진 공략법을 따라가는 보스가 아니라 플레이어의 행동 패턴에 따라 전략을 바꾸고 대응할 수 있는 학습형 보스"라며 "이용자들에게 매번 새로운 전투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보스 몬스터 기술은 앞으로의 게임 개발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CES에서 공개된 기술을 보고 앞으로 게임 플레이 경험과 개발 등 게임 업계에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청한 게임사 관계자는 "CPC와 같은 AI NPC 기술이 게임 플레이 경험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에는 NPC가 단순히 대사를 반복하거나 정해진 행동을 했지만 이제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맞춰 NPC가 유기적으로 반응하고 대화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며 "개인 맞춤형 게임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앞으로 게임 내 전략과 상호작용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게임 속 AI 캐릭터가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공략법을 제시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특히 싱글 플레이어 환경에서 AI NPC가 팀원 역할을 하게 된다면 멀티플레이와 유사한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보스 몬스터와 같은 학습형 캐릭터는 게임의 난이도를 더욱 다양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보스 몬스터는 정해진 공략법에 따라 쉽게 패턴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AI가 적용되면 매번 새로운 패턴을 생성할 수 있어 전투의 재미가 더해질 것"이라며 "플레이어가 공략에 실패했을 경우 AI가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된 전략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NPC와 보스 몬스터의 진화는 게임 플레이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특히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게임 개발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