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이끌며 성공적인 최고경영자(CEO) 데뷔 신고식을 치른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이 오는 3월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이 사장은 올해 건강보험 중심의 보험계약마진(CSM) 성장 전략을 이어가며 취임 당시 제시한 ‘초격차’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1조834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849억원에 비해 2495억원(15.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문화 사장의 취임 첫해 성적표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실적은 5대 대형 손해보험사가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상황에서도 돋보였다.
2위 경쟁사인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5780억원, 1조4928억원으로 2500억~3500억원가량 차이가 났다. 5개 대형사 중 가장 규모가 작은 KB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 7589억원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이 사장이 취임 당시 목표로 제시한 초격차 로드맵이 정상적으로 실행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결과다.
이 사장은 취임 2년차인 올해 초격차 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이후 보험사들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건강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CSM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화재는 지난해 1~3분기 장기보험 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2조4000억원 이상의 신계약 CSM을 창출했다. 이에 따라 CSM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14조1810억원으로 늘어 14조원을 돌파했다.
삼성화재는 이 사장 취임 이후 전속 보험설계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중심의 ‘투트랙(Two-Track)’ 판매채널 강화로 고수익성 장기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판매채널별 장기인보험 신계약 보험료 비중은 전속 설계사가 55.2%, GA가 40.5%를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9월 말 전속 설계사 수는 2만400명으로 2023년 12월 말 1만8002명에 비해 2398명(13.3%)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전속 설계사 수가 2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6월 말 2만392명을 기록한 이후 2년 3개월만이다. 특히 이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 말 1만8357명을 기록한 이후 매분기 증가했다.
이 사장은 수익성 강화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인공지능(AI) 전담 조직인 AI추진팀을 신설했다.
AI추진팀장에는 정보기술(IT) 전문가인 김영란 부사장이 선임됐다. 김 부사장은 알리안츠, 스위스리 등을 거쳐 삼성화재 IT혁신팀장, IT전략팀장으로 재직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업무 절차 혁신을 통한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AI추진팀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또 글로벌사업총괄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격상하고, 독립적인 사업 운영 기능을 부여했다.
삼성화재는 글로벌 재보험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재보험법인 삼성리에 1600억원을 추가 출자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또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와 손잡고 2022년 11월 출범한 중국 합작법인 삼성재산보험의 온라인 개인보험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재산보험의 지난해 1~3분기(1~9월) 영업수익은 1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606억원에 비해 1275억원(210.4%)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영국 캐노피우스(Canopius)에 대한 추가 지분 투자를 통해 북미시장 공략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2024 ESG 보고서’를 통해 “영국 로이즈 손보사 캐노피우스 지분 투자를 통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국 텐센트 합작법인 설립 후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로컬 재보험 플랫폼인 삼성리를 기반으로 사업 경험과 거래 네트워크가 구축된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