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한 2024년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 초 22대 총선이 진행됐고 하반기에는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을 포함해 50여 국가에서 선거가 진행됐고, 유럽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는 지속된 한 해였다. 올해 말미에는 계엄·탄핵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양한 정치적·사회적 이슈 속에서 올 한해 우리 산업계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FETV 편집국이 짚어보았다. <편집자주>
[FETV=양대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올 한해 국내 기업들 중 가장 눈부신 성과를 일궈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라는 악재에도 하이브리드·수소차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비롯해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까지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통해 올해 역대 최대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하이브리드·수소차 등 친환경차 누적 판매는 올해 600만대를 넘어선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102만2000대에 달한다. 올해 4분기 전망치를 더하면 올해 전체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140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9년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친환경차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2011년 첫 양산형 전기차 블루온, 2013년 수소차 투싼 ix 퓨얼셀을 잇달아 출시하며 제품군을 확장했다.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차량은 10여년 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누적으로 400만대 이상 판매됐다. 그룹 전체 친환경차 판매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최근 전기차 캐즘에도 현대차그룹이 높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판매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현재 7종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향후 14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70만~80만대 수준인 친환경차 판매를 오는 2028년 13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2026년쯤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지은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지었으나, 시장 수요에 따라 하이브리드차 및 주행거리연장차(EREV) 등의 생산도 병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판매는 지난해 말 누적 500만대가량을 달성했으며, 올해 월평균 판매량을 고려하면 600만대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내년에 700만대도 무난하게 돌파할 전망이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성과는 친환경차뿐만이 아니다. 최근 고급 SUV 모델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11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대형 SUV 판매량은 22만2839대다. 지난해보다 26.2% 증가했다.
SUV 모델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10만대 이상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보다 32.8% 더 팔렸으며 10만대까지 불과 243대밖에 안 남았다. 대형 전기차 모델인 기아 EV9은 올해 미국에서 2만대 이상 팔렸다. EV9은 지난 1월 '2024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됐으며 '2024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BMW i5·볼보 EX30를 제치고 '세계 올해의 전기차'에도 선정됐다.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가 주관하는 '2025 베스트10'에도 현대차 아이오닉5와 5N, 기아 텔루라이드, 제네시스 GV70이 선정됐다. 지난해 이어 현대차그룹의 3개 브랜드가 모두 이름을 올리는 동시에 자동차그룹 기준으로 최다 선정이다.
친환경차 판매와 해외에서의 성공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현재 전 세계 1, 2위 기업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자동차 판매량 기준으로 보면 1위는 도요타그룹, 2위는 폭스바겐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이 그 뒤를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1∼9월 기준 현대차그룹의 전 세계 판매량은 539만5000대다. 2위인 폭스바겐그룹 652만4000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나 그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 자동차에 시장을 빼앗기며 독일 본사 공장 인력 감원을 실시하는 등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공장을 새로 짓고 인도에 기업공개(IPO)를 성공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인도에서 현대차 인도법인 IPO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90억달러(약 26조4822억원)의 기업가치로 인도 IPO 역사상 최대 금액인 33억달러(약 4조6008억원)를 조달했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생산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인도 시장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