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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포커스] 본업서 울고 웃은 금융권, 수익 다변화 과제 '진행형'

 

[FETV=권지현 기자] 2024년 금융권은 은행과 비(非)은행 부문의 명암이 뚜렷한 한 해였다.

 

올해 하반기에도 고금리 효과가 이어지면서 은행은 사상 최대 이익을 냈으며, 카드사들도 대출 사업 효과를 봤다. 반면 증권 및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곤욕을 치뤘다. 저성장과 고금리가 맞물린 상황에서 때론 버티고 때론 세차게 달려온 금융권은 금리인하가 본격 시작되는 지금, 수익 다변화를 통한 또 다른 성장을 고민하고 있다. 

 

◇은행, 왕년 '그룹 실적'...증권사는 '美 시장' 덕에 한숨돌려

 

올해 3분기까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당기순이익으로 총 11조원을 거뒀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이들 은행이 1조원 이상의 충당금을 적립했음을 감안하면 역대 최대 실적이다. 국민·신한·하나은행 3곳은 3분기(7~9월) 순익만 1조원이 넘었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연 순익 4조원, 분기 순익 1조원' 기록은 십수 개 계열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에서나 가능했지만, 고금리 효과 덕에 은행은 그룹 예년 실적을 2년 만에 따라잡았다. 

 

고금리 잔존 효과가 이어지면서 은행 및 이를 최대 계열사로 둔 금융그룹은 남은 4분기까지 역대급 실적이 예고돼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4대 금융의 4분기 순익을 총 2조4305억원으로 전망, 전년 같은 기간(1조3421억원)에 견줘 81%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본격화된 금리 인하는 은행 이자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비이자이익 확대 등 수익 다각화를 향한 은행권의 고민은 내년 더 깊어질 전망이다.  


올 한 해 은행과 달리 증권사들은 부동산PF 리스크로 울상이었다. 부동산PF 사태는 특히 중소형 증권사에 더 큰 타격을 줬다. 1분기 순익이 급감한 중소형사들은 2분기 이후에도 좀처럼 실적 개선에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대형 증권사들은 2분기부터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순익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주식 시장의 활황으로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한 점이 부동산PF 리스크 영향 일부를 상쇄했다.  

 

다만 부동산PF 리스크는 여전히 극복 과제로 남아 있다. 증권업계는 이를 위해 PF 익스포저(위험노출)를 줄이고 비부동산 부문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산운용업계는 해외 주식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으며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사 간 과열 경쟁으로 상품 유사성이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부동산PF' 저축은행도 직격탄...카드업 '불황형 흑자' 고민

 

저축은행업계도 올해 부동산PF 사태 직격탄을 맞았다. 2023년 부동산PF 부실로 인해 9년 만에 적자를 낸 저축은행들은 2024년에도 여전히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존 은행권보다 부동산PF 구조가 취약한 점이 업계 발목을 잡았다. 저축은행은 은행권 PF 대출과 비교해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사업 초기 자금을 지원하는 고위험 대출) 비중이 크다.

 

대출이 이뤄진 사업장 대부분이 비수도권 지역에 집중된 데다 중순위 및 후순위 대출처럼 상환 위험이 높은 자산이 많았던 점도 리스크를 부추겼다.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총 PF 익스포저 비중은 27.7%로, 상호금융업(17.9%), 증권업(12.5%), 여전업(8.7%)을 크게 웃돈다. 

 

반면 카드업계는 2024년 두 자릿수 순익 성장률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제1금융권에서 돈 빌리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카드사로 눈을 돌리면서 카드론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42조원을 돌파, 카드사들의 순익 상승을 견인했다. 

 

실적은 좋아졌지만 본업인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나 가맹점 수수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카드론 등 대출 사업에 의존한 결과라는 점에서 업계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실제 카드사들은 대출 상품, 캐피탈 운영 등 부업 성격이 강한 사업에서 주된 수익을 내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단기적 성과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업계 본연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