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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부동산 시장에도 한파 닥친다...거래 끊기고 경매 늘어

거래 위축·공급 감소·경매 급증...복합 악재에 흔들리는 시장

 

[FETV=김주영 기자] 부동산 시장이 본격 침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은 4주 연속 하락하며 낙폭을 키우고, 수도권 아파트도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서울은 일부 선호 단지의 수요가 유지되며 상승세를 보였으나, 상승 폭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대출 규제와 매수 심리 위축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흐름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이는 한 주 전(-0.02%)보다 낙폭이 확대된 수치로,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 5월 셋째 주 이후 30주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서울은 0.02% 상승했지만, 전주 대비 상승 폭이 0.02%포인트 줄었다. 서울 내에서도 강동구(-0.02%)를 비롯해 동작구, 서대문구, 은평구, 동대문구 등이 하락세로 전환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이 같은 시장 위축은 대출 규제의 강화와 맞물려 거래를 더욱 둔화시키고 있다.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이후 가계대출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강화되며 매수인들의 관망세가 깊어졌다. 특히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주택 소유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눈에 띈다. 직방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서울에서 매도된 집합건물 중 10년 이상 보유 주택의 매도 비중은 30.5%로,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직방은 장기 보유자들이 매도에 나서는 이유는 현 시장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어렵다는 판단과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시장 환경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부동산이 급증하기도 한다. 이는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6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1월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12만9703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보름가량 남았지만 이미 2013년(14만8701건) 이후 최대 규모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3달 이상 갚지 못했을 때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 재판을 거칠 필요 없이 법원에 바로 신청할 수 있어 은행 등 금융기관이 주로 활용한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임의경매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6만6248건, 2022년 6만5586건이었던 임의경매는 지난해 10만5614건으로 전년보다 61% 급증했다. 특히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의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1~11월 기준 5만185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만5149건)보다 48% 늘었다. 부동산 가격 급등기 동안 대출로 집을 매입한 뒤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내년부터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주택 착공 물량은 2021년 58만3000가구를 정점으로 2022년 38만3000가구, 2023년 24만2000가구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정보업체 부동산R114는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약 25만3000가구로 올해(36만3000가구)보다 약 9만 가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 감소와 거래 위축이 맞물리며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공공주택 착공 목표를 기존 5만 가구에서 7만 가구로 늘리고, 공공주택 공급 물량을 25만2000가구로 상향 조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의 위축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수 심리가 위축된 데다 대출 규제와 경기 불확실성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의 거래 감소와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장단기적인 공급 부족과 매수 심리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장 위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