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호텔신라가 2025년 정기인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김준환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가운데 신라면세점을 이끄는 TR부문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담당 임원을 TR부문장으로 앉혀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4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김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호텔신라의 TR부문장으로 내정됐다”며 “호텔신라가 영업 환경의 악화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재무통을 사업 조직 수장으로 올리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호텔신라는 이날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미래 지속 성장과 사업 지속성 확보를 위해 탁월한 성과와 핵심역량을 보유한 차세대 임원을 승진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1명이 상무에서 부사장, 2명이 신임 상무로 승진했다.
이중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임원이 김 부사장이다. 1970년생인 김 부사장은 호텔신라 내 초고속 승진 인사 대상자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입사시기로 보면 19년, 호텔신라 전입으로는 5년 만인 2019년에 처음으로 임원 배지를 달았다.
그는 명지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후 2000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2014년 호텔신라에 전입해 오랜 기간 재무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호텔신라에서 2015년 TR부문 지원팀 재무그룹장, 2018년 TR부문 지원팀장을 지냈다.
이번 인사에 승진한 김 부사장은 TR부문장으로 내정되면 신라면세점을 이끄는 수장으로 올라서게 되는 셈이다. 특히 호텔신라 대표인 이부진 사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위기를 맞은 신라면세점 구원투수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정기인사 이전 호텔신라의 주요 사업 조직의 수장은 이 사장을 중심으로 운영총괄을 맡는 한인규 사장과 TR부문장인 김태호 부사장, 호텔&레저부문장인 이정호 부사장이 맡고 있었다. 그중 TR부문이 호텔신라 매출 80%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익을 보면 TR부문은 마이너스(-) 373억원을 기록했다. 호텔&레저부문이 4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실적을 견인했던 TR부문이 국내 면세점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적자전환했다.
이를 극복해나가기 위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해야 하지만 재무적 역량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기존 TR부문장을 맡았던 김태호 전 부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로 이동배치하고 그 후임으로 김준환 부사장을 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 정기 임원인사는 승진에 관한 내용”이라며 “세부적인 보직과 직책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