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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MBK, 한국타이어·고려아연 이어 다음 M&A 타깃은?...MBK "적대적 M&A 아니야"

경영권 방어 취약한 재계 3, 4세 기업이 목표
김병주 회장 "한국 기업 지배구조 변화 주체 될 것"
고려아연 "기업사냥꾼 MBK의 약탈적 M&A에 반대한다"

 

[FETV=양대규 기자] 최근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이하MBK)가 고려아연에 이어 또 다른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 시도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재계 3,4세로 넘어가면서 경영권 방어가 취약한 기업을 대상으로 적대적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MBK는 지난해 말 한국앤컴퍼니의 공개매수를 실시한 데 이어 9개월 만에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며 적대적 M&A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김병주 MBK 회장이 해외 인터뷰에서 국내 재계를 겨냥하겠다는 발언을 공공연히 꺼내면서 이에 대한 국내 재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외신에 따르면 김 회장은 홍콩 투자은행(IB) 전문 매체인 아시아벤처캐피털저널(AVCJ) 인터뷰에서 “역동성을 추구하는 한국 시장은 (기업 지배구조) 변화가 조금 더 빠를 것 같다. 우리는 그 변화의 주체 중 하나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은 ‘재벌’ 중심 구조지만 한국은 가족 소유가 더 보편적이라 (주주행동주의 역할이 지배구조 개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다"며 “(한국) 재벌 대기업은 3~4세 소유로 넘어가며 구조적 장애물이 있겠지만 (일본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발언에 소유 기반이 취약한 대기업 집단들은 MBK발 적대적 M&A 시도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 다수의 국내 대기업들이 3,4세 오너 경영인으로 승계되는 과정에서 지배력이 취약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요 지주사 지분율은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만큼 사모펀드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MBK는 일본 도쿄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연차 총회를 열고 6호 바이아웃펀드 2차 클로징까지 50억 달러(약 7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6호 바이아웃펀드 목표액의 약 70% 이상이다. 대부분 출자자들은 중국과 중동 등 해외 큰손들로 알려졌다.

 

해외 자본을 모아서 취약한 국내 재벌들을 노릴 가능성이 커진 상황인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외국계 자본들로 구성된 사모펀드로 인한 적대적 M&A를 규제할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대에 국내 재계의 지배구조 선진화과 이뤄져야 한다"며 "다만 해외 자본을 업은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에 대항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MBK 측은 이번 고려아연 사태가 적대적 M&A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MBK 측은 "공개매수는 명백한 최대주주, 1대 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며,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만을 보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앞서 MBK는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1대 주주인 영풍 측과 공동 의결권 행사 계약을 맺고 공개매수를 진행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바이아웃(buyout·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MBK를 '약탈적 투기자본'이라며 적대적 M&A를 시도한다고 주장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기업사냥꾼 MBK의 약탈적 M&A에 반대한다"며 "고려아연의 주주인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의 본질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차전지 소재와 폐배터리·리사이클링, 신재생에너지 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주주가치가 심대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려아연은 많은 구성원이 적대적M&A에 대한 부담감과 고용 불안, 이직 고려 등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회사 경영의 안정성과 인적자원 관리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는 잉직원들의 불안감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 임직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76.2%가 “적대적M&A가 조직에 미치는 악영향 크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