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K-뷰티의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각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최근에 공시한 가운데 목표한 매출성장률에서 격차가 발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평균 매출성장률 10%를 내세운 반면 LG생활건강은 이보다 낮은 5%로 목표를 잡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 간 상이한 사업구조에서 이러한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대부분의 매출이 화장품에 집중돼 있는 반면 LG생활건강은 화장품(Beauty)·생활용품(HDB)·음료(Refreshment)로 구성된다.
이를 보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은 동일하게 해외 사업확장을 통해 화장품에서 고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음료가 화장품 사업의 매출 성장에 비해 낮을 것으로 바라보고 매출 목표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특정 지역과 채널에 대한 의존도 집중으로 환경 변화 대응이 지연됐고 이로 인해 성장과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딛고 신규 성장 모멤컴 확보를 위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브랜드 투자, 채널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서구권을 중심으로 신규 시장을 발굴하고 신성장 브랜드 매출 확대, 신규 브랜드 인수합병(M&A)을 통해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면서 해외 권역별 매출 비중이 변화하고 있다. 2019년에 해외 매출 중 중화권이 76%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해외 매출에서 서구권 40%, 기타 아시아 29%, 중화권 31%로 변경됐다. 주요 브랜드별 매출 비중도 신성장 브랜드가 2019년 23%에서 2024년 3분기 누적 36%로 높아졌다. 기존 대형 브랜드보다 신성장 브랜드가 해외에서 각광받는 모습이다.
기존 대형 브랜드는 설화수·이니스프리·려, 주요 글로벌 성장 브랜드는 라네즈·코스알엑스, Next 글로벌 브랜드는 헤라·에스트라·일리윤 등이다. 각 브랜드를 진출한 해외 지역에 맞게 경쟁력을 강화해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성장률 10%를 이뤄낼 계획이다.
또한 2027년 영업이익률 12%, 2024년부터 2027년까지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 5~6% 달성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략은 경쟁사 LG생활건강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국내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지속 성장 추세이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화장품부문은 브랜드 마케팅 강화를 통해 중국 사업을 재활성화시키고 북미 사업 확대와 신규 시장 진출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전략이다. LG생활건강은 2030년 목표 매출로 10조원을 내세웠고 그중 화장품 비중이 가장 높다.
생활용품은 온라인 경쟁력 강화로 국내 시장 지배력 확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음료는 비용 합리화를 통한 구조적 경쟁력 확보, 신규 카테고리 진출로 매출 성장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합산한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5%다.
LG생활건강의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비하면 5%포인트 낮은 수치다. 목표 설정 기간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7년, LG생활건강은 2030년으로 맞춰져 있다. 이를 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LG생활건강은 안정성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이외에도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의 실적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에 따른 변동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은 고마진(高margin) 상품에 해당되는 만큼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유사한 매출 증가를 이뤄내더라도 이외 사업은 예단하기 힘들다.
이러한 사업적 성격을 염두해 영업이익률 목표도 상이하게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7년 영업이익률 12%, LG생활건강은 2030년 10% 이상으로 설정했다. LG생활건강으로 보면 2030년 매출 10조원에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하겠다는 의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기존 대형 브랜드는 수익성 턴어라운드 모멤텀을 확보하고 주요 글로벌 성장 주도 브랜드의 매출 성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화장품을 포함한 생활용품·음료까지 포함해 연평균 5% 매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