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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의 고령화 이야기


고령자의 사회단체 참여율 높이기

 

우리나라 고령자의 사회단체 참여율 관련해 통계청의 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지난 1년간 친목·사교, 취미활동, 종교단체 등 단체 활동에 참여한 비율은 65~74세 고령자의 경우 30%가 조금 넘게 나타났고, 75세 이상의 고령자는 20%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곧 4명 중 1명 정도만 사회단체에 참여하여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노년기는 개인이 사회적 차원에서 손실을 경험하는 시기로 볼 수 있고,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커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고립은 홀로 지냄으로 인해 객관적인 신체적 분리를 의미할 것이며, 외로움은 주관적인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단체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외로움이나 고립감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유전적으로 외로움을 덜 느끼는 사람은 사회적 관계에서 단절돼 있어도 고통을 덜 느낄지도 모른다. 독거노인의 비중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지만, 혼자 생활한다고 해서 모두 외롭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외로움은 우리 신체의 노화를 방지하는데 필요한 면역체계를 약화시키고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로움은 인지적 수행능력을 약화시키고, 인지능력의 퇴화를 가속시킨다. 또한 외로움은 우울감이나 부정적 인식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위협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들며, 쉽게 자기방어나 혹은 자기좌절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회적 유대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가는 것은  우울증의 위험을 줄이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의무감이나 목적의식을 갖는 것은 건강한 면역세포와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므로 고령자의 경우 자원봉사나 돌봄 제공 등 타인을 돕는 사회적 활동은 외로움을 경감시키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고령자의 사회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보다 참여하는 편이 건강상 좋다고 한다면 사회적으로도 사회단체의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고령자의 일상적인 행동반경 범위 내에 있는 지역이나 지자체에 그 역할이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고령자의 사회참여를 촉진해 나가는 대응책 마련은 지금까지 각지에서 폭넓고 다양하게 전개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역에서 무엇을 개최해도 나오는 사람은 늘 똑같이 참여하고, 나오지 않는 사람은 언제고 나오지 않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나오지 않는 사람을 나올 수 있도록 새로운 대응을 지역이 제공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고령자의 사회단체 참여율을 높이는 열쇠가 되지 않을까 본다. 예를 들면, 고령자 대상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적절한 해결책일 것이다. 보통 지역 활동에는 참가하지 않는(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재정적인 수입이나 건강 또는 삶의 보람 등 때문에 가벼운 일을 원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가 생기면 필연적으로 동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각 지역이나 지자체를 중심으로 70세 기념식 혹은 80세 기념식의 세레모니를 개최해 간담회 및 상호 교류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이런 기회를 계기로 어떤 형태의 특전을 얻을 수 있도록 아이디어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각 지자체에서의 행정서비스나 공공 일자리 상의 특전 등). 사람의 의식이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당근이 필요하다. 

 

더욱 더 깊이 대책을 생각해 보면 반 강제적으로 사회참여를 의무화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호불호에 관계없이 지역사회 활동에 참가하는 것이 주민 간의 연결을 강화할 수도 있고, 돌고 돌아 결국은 본인을 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모작 교육대학(가칭)'과 같은 형태로 일정 연령이 되면 일정 기간 그 지역의 학교에 다니는 것을 반 의무화 하는 것이다. 상당히 대담한 대응이지만 이의 실현을 위한 과제도 적지 않을 것이지만, 일자리처럼 참여해야 하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사람들과의 연대를 만드는 충분한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점을 포함해서 고령이 되어 상담할 수 있는 상대도 없는 적막한 나날을 보내는 고령자를 한 사람이라도 줄여 나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기회' 만들기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형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