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유튜브 채널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끌어들이는 주요 창구로 부상한 가운데 증권사의 유튜브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들은 단순 투자 정보 제공을 넘어 웹드라마, 예능, 숏폼, 교육 콘텐츠 등 다양한 포맷을 활용, 새로운 투자층으로 떠오른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리테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나란히 구독자 200만명을 돌파하며 금융권 유튜브 채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도 170만 명 이상의 구독자로 추격 중이다.
최근 증권사 유튜브 구독자 수의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해 키움증권(126만명), 미래에셋증권(123만명), 삼성증권(117만명) 순이었던 증권사 유튜브 구독자 수는 삼성증권이 작년 9월 구독자 수 1위(143만명)에 올라선 데 이어, 지난달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200만 명을 돌파했다. NH투자증권도 '투자로그인' 채널이 이달 초 200만 구독자를 달성해 삼성증권을 추격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스마트머니'(175만명)와 키움증권 '채널K'(171만명)도 200만을 향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에 KB증권(52만명), 신한투자증권(18만명) 등도 유튜브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근 증권사 유튜브 채널의 인기 급상승 비결로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가 꼽힌다. 과거처럼 투자 정보나 시황 분석만 제공하는 대신, 웹드라마, 숏폼, 예능, 교육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통해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며 젊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구독자수가 가장 많은 삼성증권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연금 등 금융상품 광고를 숏폼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 수백만 회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ISA를 보고 삼성증권을 생각하지 마세요' 시리즈는 ISA라는 단어를 활용한 언어유희로 대부분의 회차가 1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삼성증권이 쏜다'라는 로드 퀴즈쇼 콘텐츠로 금융 상식을 예능 형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NH투자증권 '투자로그인'은 직업 체험 콘텐츠를 내세워 효과를 봤다. 모델 정혁이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담은 '좋은일잘러' 콘텐츠는 조회수 100만회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정혁이 주주들의 투자 비결을 배우는 '시크릿 주주' 시리즈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웹드라마 '너에게 보내는 미래' 시리즈를 선보였다. 코인 투자 실패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주인공이 미래에셋증권 직원인 첫사랑을 만나 금융 교육을 받고 재기하는 스토리로, 투자 상식과 금융 지식을 녹여냈다. 또한 '아직도 시리즈'는 '섬 도(島), 길 도(道), 칼 도(刀)'의 동음이의어를 활용, 기존 투자 방식의 불편함을 지적하며 미래에셋증권의 편리한 투자 서비스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내세웠다.
키움증권은 실전 투자 정보 제공과 미래 투자자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키움영웅전' 참가자와 우승자의 투자 기법을 소개했다. 최근에는 EBS 인기 캐릭터 '펭수'가 엄주성 키움증권 사장과 만나 어린이들을 위한 금융 교육 콘텐츠를 진행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KB증권은 자산관리 분야 법률 정보를 제공하는 '깨비로' 시리즈를 통해 전문적인 금융 지식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상속, 유증, 유류분, 상속세 등 다소 어려운 법률 정보를 KB금융그룹 WM스타자문단 이민정 변호사가 고객 눈높이에 맞춰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신한투자증권은 일상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 제작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쏠SOL한 거래'는 매회 다른 지역에서 시민들을 인터뷰하며 다양한 경제 이야기를 듣는 콘텐츠로, 식비, 독서 등 일상적인 주제를 통해 금융 투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유튜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주된 배경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젊은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급증하면서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향후에도 유튜브는 증권사들이 대중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