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새로운 상속 수단으로 떠오른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 개방과 함께 생명보험사들이 격돌했다.
업계 1호 보험금청구권 신탁 계약자는 미성년 자녀를 둔 50대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자신의 사망보험금 20억원을 신탁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종합재산신탁업 인가 생보사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이들 생보사는 보험금청구권도 신탁을 허용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시행 첫날인 이날 곧바로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피상속인이 신탁한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가 원하는 구조로 운용 및 관리해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신탁이다. 그동안 주식, 채권 등 다른 재산과 달리 보험금청구권은 신탁이 허용되지 않았다.
보험금청구권 신탁 대상은 일반 사망보험금 3000만원 이상 보험계약이며,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 위탁자가 동일해야 한다. 재해·질병 사망 등 특약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불가능하며, 수익자는 직계존비속과 배우자로 제한된다.
생보업계 1위사 삼성생명은 미성년 자녀를 둔 50대 여성 CEO와 첫 보험금청구권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자는 본인의 사망보험금 20억원에 대해 자녀가 35세가 되기 전까지 이자만 지급하다가 35세, 40세가 되는 해에 각 50%씩 지급하도록 신탁을 설계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이 같이 수익자가 받게 될 사망보험금의 지급 방식과 금액, 시기 등을 수익자의 상황에 맞게 설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자녀의 생애주기에 따른 분할 지급으로 자립을 돕거나, 수익자를 미리 지정해 유가족간 분쟁을 방지할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 본업과 맞춤형 지급 설계가 가능한 신탁업을 연계해 생명보험을 완성한다”며 “앞으로 고객들의 다양한 상황에 맞춰 전문가들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최초로 신탁업 겸영 인가를 획득한 미래에셋생명도 보험금청구권 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박성철 미래에셋생명 본부장은 “보험금청구권 신탁 상품 출시를 통해 사망보험금 지급 이후에도 수익자의 재정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사망보험금 지급을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하고, 유족의 삶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