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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네이버페이에 먼저 제안했죠"...선 넘어 손 내미는 대형은행들

2030세대 확보 위해 비은행 협력 경쟁...'톱다운' 방식 눈길
신한-하나은행, 향후 네이버페이 '개인금융' 대결 여부 주목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은행들이 2030 젊은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업계 경계 '선'을 넘어서며 잇달아 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은행장들이 업무협약식에 직접 참석해 신규 서비스 출시에 의미, 기대감을 동시에 실어주고 있다. 이전에는 시중은행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비은행 기업들이 은행 문을 두드렸다면, 이젠 은행들이 '몸을 낮춰'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협력의 손을 내밀고 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20~30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생각보다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이들 세대를 잡기 위해 상대방과의 협력 사업을 계획하고 먼저 적극 제안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에는 최고경영자(CEO) 또는 임원진들이 주로 신규 사업을 생각해냈다면 요즘엔 일반 행원들이 먼저 참신한 아이디어를 도출, 추진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스타벅스 코리아와 함께 스타벅스 앱 내 계좌 간편결제, 특화 금융상품, 간편인증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로 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국민은행은 내년 1분기부터 스타벅스 앱에 오픈뱅킹 기반 계좌 결제 수단을 제공한다. 또 은행권 처음으로 '스타벅스 전용 통장'을 출시하고 스타벅스 앱에서 'KB국민인증서'를 간편 인증수단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여타 경우처럼 국민은행 모바일 앱에 스타벅스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 앱에 국민은행 계좌 결제 서비스 등을 담는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와의 이번 협력은 톱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국민은행의 관련 부서 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스타벅스에 제안한 후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진행된 경우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내년 상반기 중 소상공인 전용 통장인 '신한 네이버페이 마이비즈 사업자통장'을 내놓기로 했다. 지난 7월 출시된 '마이비즈'는 네이버 입점 사업자를 위한 통합관리 플랫폼으로, 신한은행은 이번 협력으로 개인사업자들이 마이비즈를 통해 신한은행 계좌를 간편하게 개설할 수 있게 하고 계좌조회·이체, 우대금리, 수수료면제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영세·중소사업자가 대다수인 마이비즈는 '젊은 사장님'들이 주 고객 층이다. 스마트스토어와 스마트플레이스 등 네이버에 가입된 모든 사업을 통합 관리하고 사업에 필요한 정책지원금 등 금융서비스도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해 2030 세대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개인사업자를 겨냥해 '사업→금융→사업'으로 이어지는 통합 플랫폼을 표방하는 덕분에 출시 한 달 만에 이용 가맹점 140만개를 넘어섰다.  

 

네이버페이와의 이번 협력도 신한은행이 선제적으로 추진해 성사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제안도 하고 네이버페이에서 관심 같고 협업을 하자고 해서 진행된 사업"이라며 "양사의 니즈가 결합해 협약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네이버페이 통장 이후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소상공인 외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예금·대출 상품 출시에 대해 신한은행은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혀 향후 출시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한은행이 네이버페이와 개인금융 부문도 협력하게 될 경우 하나은행과의 격돌이 불가피하다. 시중은행 중에선 하나은행이 네이버페이와 가장 돈독하게 관계를 구축해 놓았다. 지난 2022년 11월 하나은행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을 출시, 당시 최대 100만원까지 연 4% 금리 제공 외에 네이버페이 결제금액의 최대 3.0%가 포인트로 쌓이게 해 이목을 끌었다. 당초 50만좌로 제한을 뒀으나 작년 9월 시즌2를 선보여 현재 약 100만좌 기록을 쌓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선불 충전금을 안정적으로 보호·예치하고 선불금에 대한 이자 제공으로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당시 네이버페이와 협력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