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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부동산DNA] "얼죽신을 아시나요?" 부동산이 만든 신조어들

 

[FETV=김주영 기자]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우리 일상의 언어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언뜻 외계어를 말하는 것 같은 이 신조어들은 현재 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주거 가치와 소비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부동산 관련 신조어들을 통해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와 이에 따른 시장의 변화를 살펴봤다.

 

‘얼죽신’은 ‘얼어 죽어도 신축’의 줄임말로, 현재 2030들이 최신 편의시설과 안정적인 자산 가치를 가진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최신 설비와 내진 설계,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은 물론, 구축 아파트보다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훨씬 빨리 뛰기 때문이다. 구축의 경우 이미 분양가가 높아 진입이 어렵고 재건축이 되더라도 추가 분담 금액 등을 지불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부동산 시장에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 증가를 이끌며, 미래 주거 트렌드와 건설사들의 전략 변화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5984'는 마치 우리네 아버지 세대에서 쓰이던 은퇴 적정 나이를 일컫는 말인가 싶지만 사실 이는 전용면적 59㎡와 84㎡를 의미하는 국민 평형대를 지칭한다. 과거에는 3~4인 가족이 거주하기 적합한 전용 84㎡가 대표적인 국민 평형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들어 소형 평형대인 59㎡가 인기를 끌며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1~2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다.

 

 

특히 전용 59㎡는 발코니 확장을 통해 내부 면적을 넓힐 수 있어 과거 25평대에 준하는 공간감을 제공하며, 실용적인 선택지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점차 소형 평형대의 수요에 맞춰 설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러한 '5984' 트렌드는 앞으로도 소형 주택 중심의 공급 증가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방향성을 시사하며, 주거 트렌드의 변화에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줍줍’은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미계약이나 미분양된 주택을 구매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청약 후 남는 물량을 빠르게 확보하는 형태로, 청약 경쟁이 치열한 인기 지역에서는 미계약분이 나올 경우 수요자들이 몰리며 ‘줍줍족’이 형성되곤 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미분양 증가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줍줍 기회도 많아지고 있어, 즉각적인 투자 기회를 찾는 수요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의 줄임말로, 아파트 단지 바로 옆이나 인근에 초등학교가 위치한 주거지를 의미한다. MZ세대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 환경을 중시하면서 초품아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이들이 통학 시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고, 학부모의 출퇴근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특히 초품아는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어 집값 방어에도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건설사들도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교육 환경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추세다. 초품아 열풍은 앞으로도 주요 주거지 선택 기준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몸테크’는 ‘몸으로 하는 재테크’의 줄임말로, 내 집 마련을 위해 거주 요건을 충족하며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방식을 뜻한다. 보통 주택을 구매한 후 양도세나 보유세 혜택을 받기 위해 일정 기간 실제로 거주하는 경우에 쓰인다. 최근에는 재개발 지역이나 재건축 단지에 직접 거주하면서 나중에 주거 환경이 개선되면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사례가 많다. 특히 서울이나 주요 도심 지역에서 재건축이나 재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 들어가 직접 살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몸테크는 다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규제 속에서도 합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조어에는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이런 신조어들은 유행에 따라 생겨나고 또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니 다른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휩쓸리기보다는, 스스로가 중요하게 여기는 나만의 키워드를 정리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