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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심준보 기자] 최근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상장을 포기하고, 해외 상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케이뱅크와 토스가 국내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 상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네이버웹툰의 성공적인 해외 상장 선례를 따라 야놀자와 무신사도 미국 상장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에만 총 8곳의 기업이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에 이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국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토스는 국내 상장 계획을 발표한 지 8개월 만에 상장을 철회하며, 미국 시장에서 더 나은 가치를 평가받기 위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10조원의 기업가치를 국내에서 인정받기 어려워 상장을 철회한다는 설명이다.
이달에만 국내에서 8곳의 기업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올해 상장철회 기업은 총 43개사로 지난 2021년 40개 한 해 역대 최대 기록도 갱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웹툰은 미국 시장에서 상장에 성공하며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고, 이를 통해 국내 다른 유니콘 기업들에게 해외 상장 가능성을 검토하게 만드는 동기가 됐다.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도 현재 나스닥 상장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무신사 또한 비슷한 전략을 검토 중으로, 미국에서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증시는 국내와 달리 특히 핀테크, 플랫폼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보다 미국 시장에서 높은 가치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미국 상장을 노리고 있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꼽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국내 기업의 미국 상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반면, 국내의 경우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제와,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접근 방식으로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특히 플랫폼 기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력이 줄어들었다는평가다. 최근 강화된 금융당국의 심사 절차와 상장 후 불안정한 주가 흐름으로 인한 이미지 악화는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상장 기업 중 10개 기업이 공모가 대비 절반 넘게 하락했다.
상장 연기 결정으로 국내 증권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케이뱅크가 상장 일정을 소화했다면, 현재 업계 3위와 5위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연말 증권사 IPO 실적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케이뱅크의 상장 연기로 인해 이러한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신한제14호스팩 상장을 추진하다 공모주 청약 당일 돌연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IPO 시장의 침체가 국내 자본 시장과 국가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 국내 투자자들과 성장을 공유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은 국내 증시 발전에 부담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국가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는 만큼 그 대안으로 밸류업 정책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