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보험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며 앞다퉈 설치한 ESG위원회가 올해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대형 보험사 대부분이 1~2회 회의를 개최했고, 회의를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회의에서 처리한 안건 13건 가운데 10건은 단순 보고 안건으로, 핵심 의사결정 기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ESG위원회(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한 5개 대형 보험사의 올해 상반기(1~6월) 회의 횟수는 0~2회였다.
ESG위원회는 ESG 관련 전략과 정책 수립, 추진 활동 성과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역할을 수행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다.
이 기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각 2회, 삼성화재와 DB손보는 각 1회 회의를 개최했다. 교보생명은 유일하게 회의를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ESG 경영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설치한 ESG위원회는 사실상 간판만 내건 채 방치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을 제외한 4개 보험사 ESG위원회가 처리한 안건 13건 중 10건은 단순 보고 안건이어서 의사결정 기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이 내부적으로 수립한 ESG 경영 추진 현황과 계획을 보고를 통해 공유하는 수준에 그쳤다. 의결 안건 3건 중 2건은 ESG위원장 선임 안건으로, 구체적인 전략이나 정책 수립과는 관계가 없었다.
회사별로 가장 많은 7건의 안건을 올린 한화생명은 위원장 선임 안건 1건을 제외한 6건이 모두 보고 안건이었다. 한화생명은 2월 회의에서 1분기 주요 과제 및 활동 추진 현황, 6월 회의에서 상반기 주요 실적 및 하반기 계획을 보고했다.
삼성생명 역시 1월 회의에서 추진 현황 및 올해 추진 계획을 가결했으며, 나머지 3건은 보고 안건이었다.
삼성화재는 6월 현황 및 주요 전략 과제를 유일하게 보고했고, DB손보는 3월 위원장 선임 안건 가결 이후 안건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