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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글로벌 게임 시장서 약진하는 중국, 뒤쫓는 한국

한국 , '서브컬처 게임' 앞세운 중국에 추월 당해
韓 잠재력 충분...'단기 실적' 위주 전략 수정 필요

 

[FETV=석주원 기자] 서브컬처 게임을 중심으로 중국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게임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8월, 중국의 게임 개발사 게임사이언스(Game Science)에서 개발한 3인칭 액션RPG ‘검은 신화: 오공’이 출시 2주 만에 1800만 장을 판매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검은 신화: 오공은 중국의 고전 소설 ‘서유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손오공의 원작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흔히 ‘소울라이크’로 불리는 하드코어 액션게임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난이도는 그보다 낮아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여기에 뛰어난 그래픽과 화려한 연출, 사운드 등이 접목되면서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게임의 성공은 검은 신화: 오공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2020년 출시된 중국 호요버스의 서브컬처 게임 ‘원신’은 역대 모든 플랫폼 게임을 통틀어 최고의 1년 누적 매출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호요버스는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전 세계 서브컬처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비단 호요버스가 아니더라도 현재 전 세계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중국 게임사들의 선전은 두드러진다. 국내에도 이미 많은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이 정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 게임 산업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면서 반대로 국내 게임 산업을 향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게임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며 성장할 때까지 한국 게임 산업은 자기복제에 매몰돼 제자리걸음만 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시장의 대세 장르인 ‘리니지류’ MMORPG는 지나친 모방으로 인해 게임사 간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때 중국 게임 시장은 한국 게임을 수입해 자국 서비스로 돈을 버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중국 게임사들은 이렇게 번 돈을 적극적으로 투자해 해외의 우수 개발 인력을 영입하고 기술을 흡수해 가며 개발력을 키웠다. 이러한 투자 결과 이제 중국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로 성장했다.

 

반면, 일찍부터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국내 게임 산업은 모바일 플랫폼이 주류가 된 이후에도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양산하며 여전히 글로벌 게임 시장의 변방에 머물러 있다. 게임 시장의 규모 문제가 아니라 게임 산업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의 관점에서 그렇다.

 

물론, 검은 신화: 오공의 성공 이면에는 중국 이용자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다.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해외에서 수백만 장을 판매한 것은 사실이며 무엇보다 게임의 규모나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한국 게임 역시 희망은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정점을 찍은 후 침체기로 돌아선 국내 게임 업계가 새로운 플랫폼과 장르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올해는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콘솔 패키지 시장에서 좋은 평가와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으며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도 ‘니케’와 ‘블루 아카이브’가 선전하고 있다.

 

그 이전에도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가 큰 성공을 일궜고 최근에는 ‘퍼스트 디센던트’가 짧은 기간이나마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중국 게임이 크게 부각되긴 했지만 국내 게임 산업도 그동안 성과가 없던 것은 아닌 셈이다. 현재 준비 중인 게임들의 면면도 나쁘지 않다. 현재 중국 게임이 한발 앞서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한국 게임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의 최근의 성과는 단기간의 투자로 나온 것이 아니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게임사들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기술력과 시장 장악력을 키워 왔다. 우리 게임 업계 역시 단기 실적만 바라보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내실을 더 튼실하게 다지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