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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금리 올린 5대 은행...자영업자들이 이자 하락 체감 못하는 이유

대출금리 낮아졌지만 가산금리는 상승...'웃돈' 올린 꼴
'금리경쟁 유도' 무색...자영업자 금융비용부담 늘어나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은행이 금리인하를 선반영해 대출금리는 내리면서도 가산금리는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낮아진 것은 자영업자에게 '가뭄에 단비'지만 이들이 기대만큼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이유다. 자영업자 대출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사이, 미온적인 은행들의 '창구 금리' 인하로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4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 8월 신규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담보없이 취급된 운전자금대출) 평균금리는 연 5.68%였다. 대출금리가 정점을 찍던 지난해 12월~올 2월 기록한 5.93%보다 0.25%포인트(p) 낮아졌다. 같은 기간 대출 평균 기준금리도 3.74%에서 3.50%로 0.24%p 내려왔다.

 

하지만 가산금리는 오히려 4.06%에서 4.10%로 0.04%p 올랐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3.5%에서 3.83%로 0.33%p 높였으며, NH농협은행(3.49%)과 KB국민은행(3.95%)은 각각 0.11%p, 0.05%p 올랐다.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의 다른 축인 보증서담보대출(운전자금대출 중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담보로 취급된 대출)은 이 시기 가산금리가 2.78%에서 2.63%로 0.15%p 줄었다. 보증서담보대출 기준금리가 0.23%p 줄어든 것에 비하면 적은 감소폭이다.

 

 

대출금리는 낮아졌는 데도 가산금리가 높아진 것은 은행들이 '비용 원가'가 줄었음에도 '웃돈'을 올렸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결정된다. 기준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으로, 은행채 금리 등 대출 시에 기준으로 삼는 금리를, 가산금리는 업무 원가나 리스크 관리비용·법적 비용·목표 이익 등을 따져 은행들이 주관적으로 책정하는 금리를 말한다.

 

문제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323.1조억원으로, 연초(288.5조원) 대비 34.6조원 불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출 규모는 빠르게 늘어난 사이 가산금리가 올라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올랐다. 4대 은행(카드사 포함한 농협은행 제외)의 자영업자 대출 평균 연체율은 올 6월 말 기준 0.42%로, 6개월 전인 사이인 작년 12월 말(0.35)보다 0.07%p 악화됐다. 

 

대출 상승세를 억제하려는 정부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자영업자들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기준금리 변동 시 가산·우대금리 조정폭을 확인하고 은행권 금리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공시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사이 정부 입김에 은행 간 금리경쟁은 커녕 자영업자 가산금리가 일률적으로 오르면서 금융 부담은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침체, 매출감소 상황이 길어져 연체율이 올해 들어 크게 올랐지만 최근 하락세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며 "금리 경쟁의 경우 은행들이 서로 눈치를 봐서 비슷한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돼 사실상 경쟁은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