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맏형인 한화생명이 유일하게 품을 벗어나 있던 동생 한화저축은행을 끌어안는다.
사실상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생명 중심의 금융계열사 지배구조가 완성되면서 향후 금융계열사 승계가 유력한 김동원 사장의 등판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생명은 올해 4분기 중 한화글로벌에셋이 보유한 한화저축은행 지분 100%를 1785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이번 주식 취득은 최대주주 지위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한화생명 측은 설명했다.
한화저축은행은 그동안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한화생명의 지배를 벗어나 있었다.
한화저축은행의 기존 최대주주인 한화글로벌에셋은 한화솔루션이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한화생명이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거쳐 한화저축은행 지분을 최종 인수하면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등 나머지 4개 금융계열사를 모두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지배하게 된다.
이는 사실상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생명 중심의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완성을 의미한다.
한화생명은 한화손보 지분 51.36%, 한화자산운용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완전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 지분 46.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밖에 한화생명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지분 88.9%를, 한화손보는 인터넷 전업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 지분 59.6%를 갖고 있다.
한화생명의 한화저축은행 최대주주 등극은 지배구조상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의 완전한 분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화저축은행이 한화글로벌에셋과 최대주주 한화솔루션의 품을 떠나면서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에서 한화생명, 한화생명에서 나머지 금융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가 공고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인수를 놓고 향후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금융계열사 승계를 염두에 둔 지분 정리 수순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재직 중인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금융계열사 승계가 유력시된다.
김 사장은 형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동생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을 포함한 김 회장의 삼남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생명 지분 30만주(0.03%)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