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반도체·휴대전화 등 수출 호조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넉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66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5월(89억2000만달러)과 6월(125억6000만달러), 7월(89억7000만달러)에 이어 4개월 연속 흑자다.
다만 규모는 6년 9개월 내 최대치인 6월의 절반 수준이고 7월보다도 약 24억달러 감소했다.
8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상품수지는 65억9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7월(83억3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축소됐지만, 1년 전(52억달러)보다는 429억3000만달러 늘었다.
수출은 57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정보통신기기(+44.0%)와 반도체(+38.3%) 등 IT(정보통신기기)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은 11개월 연속 늘었다. 반면 승용차(-3.6%)와 화공품(-4.4%) 등은 뒷걸음쳤다. 지역별로는 EU(+16.1%)와 동남아(+15.3%), 미국(+11.1%)으로의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은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4.9% 늘어난 508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원자재(6.1%)와 자본재(+7.8%), 소비재(+2.0%) 수입 모두 늘며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수지는 12억3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는데, 적자 규모는 7월(-23억8000만달러)이나 작년 8월(-15억5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운송 부문 흑자가 늘며 전달(-23억8000만달러)보다 서비스수지 전체 적자 폭은 줄었다. 다만 여름철 해외여행 증가세가 이어지며 여행수지 규모는 전달보다 늘어난 14억2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한국인이 국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돈의 차액을 의미하는 본원소득수지는 16억9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융계정 순자산은 49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8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를 중심으로 축소됐지만, 월평균을 상회한 수준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9월은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만큼 경상수지 흑자폭은 8월보다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