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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롯데 e그로서리, 자체 개발 플랫폼 탑재 'HQ의 승부수’

9개월 만에 급선회한 '오카도' 협업 사업 전략
플랫폼보다 신선식품 등 '매입 경쟁력 시너지'
마트·슈퍼 통합 '상품본부'로 일원화 운영방침

 

[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의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이 영국 리테일테크 '오카도(Ocado)'와 협업 사업을 맡은 e그로서리사업단을 이커머스사업부에서 마트사업부로 이동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온과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급선회하고 e그로서리사업단의 자체 앱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롯데쇼핑은 롯데마트‧슈퍼(마트사업부)와 이커머스사업부의 e그로서리사업단이 조직 통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로서리 상품 중심으로 진행되는 오카도 협업 사업을 마트사업부가 주도하는 것이 경쟁력 강화에 최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올해 초 e그로서리사업단을 이커머스사업부 내에 조직했지만 약 9개월 만에 전략을 급선회한 셈이다. 오카도 협업 사업을 이커머스사업부의 ‘롯데온’과 결합시키는 방안이 검토되다 최종적으로는 별도의 앱으로 출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사업부가 운영하는 롯데온은 2022년부터 뷰티‧패션‧명품‧키즈 전문관을 선보이면서 ‘버티컬(vertical) 전략’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러한 구조가 신선식품 중심의 e그로서리와 시너지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사업부의 온라인 플랫폼 운영 경험보다 신선식품 등 소싱 능력을 지닌 마트사업부와 결합해야 e그로서리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전 마트와 슈퍼사업부 조직을 통합시켜 비용 효율화와 소싱 능력을 향상시켰던 것과 같은 전략이다.

 

2023년 말 기준 마트사업부의 조직도를 살펴보면 영업본부는 마트와 슈퍼가 이원화돼 있지만 상품 소싱 등을 맡는 상품본부는 하나의 통합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조직도와 같이 e그로서리사업단을 마트사업부에 통합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롯데쇼핑은 김 부회장이 제시한 2026년까지 연결기준 매출액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2022년 오카도와 온라인 그로서리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총괄 임원이기도 하다.

 

순차적으로 보면 김 부회장은 유통군HQ를 이끌며 먼저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e그로서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인 물류센터 건립을 시작했다. 이후 실질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e그로서리사업단을 이커머스사업부 내에 조직했다.

 

이 가운데 전략을 급선회해 e그로서리사업단을 마트사업부로 이동 배치시키는 최종적인 결정도 김 부회장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을 비롯해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부사장과 e그로서리사업단을 이끄는 정재우 전무의 전략도 이와 같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롯데쇼핑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커머스사업부가 운영하는 ‘롯데온’과 마트사업부와 통합 운영하는 ‘e그로서리앱’을 갖추게 된다. 전체적 롯데온은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이커머스, e그로서리앱은 식품에 집중한 전문 온라인 플랫폼으로 위치시키는 도안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e그로서리앱은 앤드투앤드 시스템, 수요 예측과 고객에게 보여지는 웹/앱, 자동화 물류센터, 라스트마일(배차 및 배송)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오카도 협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롯데온과 별도로 앱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