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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철강-조선사, 후판값 샅바싸움…"못내려" vs "내려야"

조선업계 "중국 반덤핑 공세 가격하락" 주장
철강업계 "최근 몇년새 후판가격 합의 난항"

 

[FETV=박제성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간의 선박용 후판(두께 6mm 두꺼운 철판) 하반기 공급가 협상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하반기 후판 공급가 협상을 끝내야는데 양측 업계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팽팽한 샅바 싸움을 하고 있다. 앞서 상반기 역시 후판 공급가 협상도 진통을 겪은 가운데 당초 예상보다 수개월 늦어진 지난 7월초에 끝내 일괄 소급 결제했다.

 

하반기 기준 국내 철강기업들이 생산하는 톤당 후판가격은 평균 90~93만원으로 상반기 평균 92~93만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이는 철강에 필요한 핵심 원료가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가 상반기 철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매입한 핵심원료인 ▲철광석 ▲철스크랩 ▲니켈 등의 가격이 작년 대비 하락했다.

 

 

 

상반기 기준 포스코는 톤당 철광석 매입액이 10만7000원(작년 14만5000원), 철스크랩 38만4000원(52만6000원), 니켈 1750만2000원(2804만3000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양측이 후판 협상의 진통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상반기 보다 하반기의 후판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조선업계는 후판가격을 좀 더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철강업계는 중국발 반덤핑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기 때문에 철강산업 보호 차원에서 조선업계가 조금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 철강계의 빅 1~3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빅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에 조선 및 함정 제작을 위해 후판 공급계약 협상을 체결한다.

 

하반기도 양측 업계간 후판 공급 협상계약 기간인데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러한 계약 지연은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주장이다.

 

우선 철강업계에선 가장 큰 요인으로 중국발 반덤핑 공세를 지목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매년 후판가격 협상은 통상 상반기 1월쯤 하면 6월까지 계약을 한다. 그런다음 계약기간이 끝나면 일괄 소급결제 한다. 하반기에도 통상 7월쯤 하는데 하반기에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중국의 반덤핑 철강 물량 공세가 극심해 국내 철강의 시장가격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전세계 많은 나라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철강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중국의 반덤핑 공세다. 한국의 경우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에서 후판 등을 생산해서 한국 조선 기업에게 납품할 경우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후판을 적당히 쓸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거나 혹은 국내 철강기업들로부터 공급가 협상에서 최대한 내려서 거래를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전세계 철강생산량의 55% 내외로 생산하다보니 글로벌 철강공장이라고 불려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국내외 철강업계는 강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중국의 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럴경우 철강업계에선 중장기적으로 밸류체인(공급망) 문제도 우려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 산업이 국가기반 산업이기 때문에 중국이 반덤핑 물량 공세를 퍼부을 경우 국내 철강업계의 공급망 문제에 따른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한국, 일본, 대만 등 철강 소비국들이 최악의 경우 국제소송 등 중국과의 협상테이블에서 유리한 조건을 가져야만 경쟁력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현재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준비중에 있다. 중국이 수요 부진으로 남은 철강 제품을 저가로 국내 등 수출하면서 가격 왜곡이 발생해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