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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외세 결탁? 중·일 논쟁 불붙어

고려아연 "MBK파트너스, 중국에 국내기업 매각해"
영풍·MBK "고려아연, 일본 전범 기업에 도움 구해"
24일 분수령,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 결정

 

[FETV=양대규 기자]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고려아연과 영풍, 각 측에서 서로 외국 세력과 결탁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논란이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가 "중국에 국내기업을 매각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영풍은 고려아연이 "일본 전범기업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4일 고려아연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분쟁 대상인 영풍 측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이날 "MBK파트너스라는 투기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우리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의 기술, 우리의 미래, 우리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 오직 돈, 돈, 돈뿐이다"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고려아연 측은 앞서도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MBK가 국가 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할 수 있다"며 영풍·MBK의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했다.

 

MBK가 경영권을 인수하면 전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MBK 측은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MBK는 입장문 '고려아연 임직원, 노동조합, 고객사, 협력업체, 주주, 지역사회,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구성원께 올리는 글'에 "근거 없는 억측이며,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MBK는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이라면서 "우리는 장기간 투자하고,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 활동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MBK가 중국 자본이라는 공격에 23일 영풍은 고려아연이 오히려 일본 전범기업과 손을 잡고 있다며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은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중국계 자본'이라는 거짓 프레임을 씌워놓고 본인들은 일본의 대표적 전범 기업과 '라인야후 경영권 강탈' 논란을 일으킨 일본 기업과 손잡으려는 모순적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풍이 말한 전범 기업은 스미토모, 라인야후 경영권 강탈 논란 기업은 소프트뱅크다. 특히 스미토모는 2012년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 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발표한 일본 전범 기업 287개사 명단에 포함된 기업이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추측성 소문을 근거로 거짓 허위사실까지 보도자료로 배포한 영풍 측에 엄중하게 경고한다"며 "당사는 일부에서 나온 추측성 보도를 근거로 당사를 전범기업과 접촉하고 손을 잡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당사를 음해한 영풍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16∼18일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출장에 나서 일본 스미토모, 소프트뱅크 등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고려아연 지분을 일부 갖고 있는 스미토모 등 협력업체들이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수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해당 거래는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고려아연의 장기적 이익을 희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배임적 성격의 거래가 돼 문제가 불거질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협력업체들이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줬기 때문에, 기업 간 거래에서 추가 이윤을 확보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이제중 부회장은 최 회장을 배임으로 공격하는 영풍 장형진 고문이 경영자로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영풍이 "사업은 부진해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었으며, 심지어 인원 감축까지 진행 중"이라며 "(영풍 경영진은) 경영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매년 고려아연으로부터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고려아연 주식 매입에만 집중할 뿐, 영풍 석포제련소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과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이 기자간담회를 연 이날 24일은 영풍·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할 날이다.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 종료 시점까지 10일 이상 남으면 공개매수 기간 연장 없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수 있다. 24일이 이번 공개매수의 종료 시점인 다음 달 4일까지 10일이 되는 날이다. 이날 가격 인상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공개매수 기간을 추가로 10일 연장한 뒤 다시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