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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美 생물보안법에 글로벌 바이오업계 ‘셈법 복잡’...K바이오 CDMO ‘강화’

한·일·인도, 中 빈자리 놓고 반사이익 기대...인도, 美에 대규모 투자
日,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분야 선정...日 기술·산업 모니터링 해야

 

[FETV=강성기 기자]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해온 ‘생물보안법안’이 최근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시화되자 관련 기업들이 주판알을 튕기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의회가 '우려 기업'으로 지목한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 제한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우려 기업으로는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매출 2위인 우시바이오로직스, 중국 최대 유전자 분석업체 BGI그룹,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우시앱텍, BGI의 자회사 MGI와 컴플리트지노믹스 등 5개 기업을 명기했다. 

 

이 법이 발효되면 이들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불가능해지면서 한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 기업이 덕을 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시장 CDMO 점유율이 스위스 론자에 이어 12.1%로 2위를 차지해, 빈자리를 놓고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한국 CDMO 기업들이 수혜를 누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9.9%로 우시바이오로직스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CDMO는 장치산업으로 대규모 생산설비는 물론 기술력과 제조 능력이 수반돼야 한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몸짓 늘리기가 한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인천 송도에 건립 중인 5공장이 완공되면 세계 최대 규모인 78만4000ℓ 규모의 생산 시설을 구축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 7, 8공장도 증설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4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들여 인천 송도에 의약품 생산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20만2300㎡ 부지에 각각 12만ℓ 규모의 세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1공장은 2027년, 2공장은 2028년, 3공장은 2030년에 가동한다는 목표다.

 

이들 기업에 앞서 먼저 송도에 자리를 잡은 셀트리온은 100% 지분 자회사 형태로 신규 공장을 확보해 CDMO 사업을 추진할 채비를 하고 있다.

 

백신 개발 전문 SK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 6월 2630억원을 들여 백신 위탁생산 글로벌 톱10 수준의 독일 CDMO 기업 IDT바이오로지카 지분 60%를 인수, 백신 CDMO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주식 취득이 마무리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의 최대주주가 된다.

 

국내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생물보안법의 영향에 따른 것인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에 새로운 비지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바이오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29년까지 14.3%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바이오가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대체할만한 역량을 키우지 못한다면 인도와 일본에 밀려 이렇다할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작성한 ‘인도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투자 및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를 계기로 미국 기업들이 인도 CDMO 기업을 향해 애정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인도 정부도 생물공학 부문을 활성화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이로 인해 인도 기업들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일본 역시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자국 내 CDMO 산업을 빠르게 정비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5월부터 바이오의약품 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CDMO 시장 규모는 2023년에 123억 달러에서 연평균 6.8% 성장하면서 2030년 약 19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분야를 선정하여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CDMO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는 ‘백신 생산체제 강화를 위한 바이오의약품 제조거점 정비사업’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AGC 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CDMO 시설 확장은 감염병 팬데믹 발생시 백신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이중용도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 지원에 힘입어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는 다양한 제품군과 발 빠른 생산능력 확대로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부상했다”면서 “국내에서도 일본의 기술·산업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