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동남아 시장이라는 같은 무대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두 카드사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며 해외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순이익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 순익 격차는 91억1500만원으로 전년 동기(89억8200만원) 대비 1.4% 증가했다. 2022년 상반기만 해도 KB국민카드가 소폭 앞섰지만, 2023년 상반기부터는 신한카드가 격차를 크게 벌리며 앞서 나갔다. 이는 지난해 베트남에 이어 올해는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법인의 실적 호조 덕분이다. 아울러 중앙아시아 국가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 법인도 급속도로 성장해 순익 증가에 기여했다.
![신한·KB국민카드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939/art_1727049510672_ceb3b3.png)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해외법인 4곳(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미얀마·베트남)에서 64억41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151억2900만원) 대비 57.4% 감소한 수준이다.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법인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법인의 실적이 악화하며 전체 순이익을 끌어내렸다.
카자흐스탄 법인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과 인도네시아 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는 48억9700만원, 37억8300만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68.8%, 30.1% 증가했다. 미얀마 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는 올해 상반기 2억64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베트남 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올 상반기 25억3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베트남파이낸스의 경우 2022년, 2023년 각각 90억, 101억원을 벌면서 효자 역할을 해낸 법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베트남은 지난해 경기 침체로 건전성이 다소 악화됐으나, 자격기준 강화조치를 통해 올해 연체 지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법인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영업조직도 다소 주춤했으나, 지속적인 드라이브를 통해 역시 최근 회복세를 보이며 하반기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KB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해외법인 4곳(캄보디아·인도네시아·태국)은 26억7400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캄보디아 법인인 KB대한특수은행이 유일 흑자를 기록했다.
캄보디아 법인 KB대한특수은행은 10억47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다른 캄보디아 법인인 아이파이낸스리싱은 18억7800만원에서 9억3600만원으로 적자 폭이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법인 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과 태국 법인 제이캐피탈은 1억1000만원, 26억75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중국 경기 등 영향으로 동남아 국가의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고객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진출국의 금융환경이 악화됐다”며 “또한 코로나19 기간 중 각국 정부 주도로 진행된 ‘채무재조정자산 상환유예 프로그램(특별금융)’이 종료되면서 신용리스크가 확대돼 성장성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올 하반기 해외법인의 ‘수익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신한카드는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각 국가별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현지 상황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마련 및 수익 창출을 이뤄나갈 방침이다.
KB국민카드는 해외법인의 수익성 회복 및 지속가능한 내실 성장 기반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안이다. 현재 법인 별 구조조정 및 개선과제를 선정해 집중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추진 방향을 전환 ▲글로벌 사업현황, Biz프로세스 점검 및 효율화 추진 ▲법인별 리스크관리 고도화 및 표준화된 관리 프레임 구축 등이다.